일본 한방약 제조업체들이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높은 원료의 안정적 조달을 위한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중국 정부가 일부 한약재에 대해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한 데다 최근 불거진 희토류 사태처럼 향후 전면 수출 금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8일 산케이신문은 일본 한방약 제조업체들이 원료의 6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한약재가 '제2의 희토류'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약초 남획에 의한 사막화를 막기 위해 이미 10년 전부터 야생 약초 등의 채취와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일부 약초는 수출 금지 품목으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생약재 수입 판매상인 일본 토치모토 텐카이도의 관계자는 "한방약 70%에 사용되는 감초의 가격은 지난 2005년 kg당 2 달러였던 것이 최근 7.43 달러로 치솟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가격이 너무 올라 구매를 보류한 약재도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정적 원료 조달을 위한 각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종합건설사인 카시마는 최근 의약기반연구소(NIBIO) 및 치바대학과 감초의 인공 재배에 성공했다. 수경재배 기술을 이용해 수확기간을 기존의 4년에서 1년 반으로 단축했다.
홋카이도에 한약재 재배 가공 시설을 갖춘 쯔무라 제약은 올 가을 천궁(川芎) 수확에 나섰고 미쓰비시수지는 벤처기업 그린 이노베이션과 공동으로 감초 인공 재배 기술개발에 착수, 2년 후 실용화한다는 방침이다.
노무라 종합연구소는 오는 2015년 일본 내 한방약 생산규모가 2007년의 2배인 약 2000억 엔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최근 경제성장에 따른 의료보험 적용 대상의 확대로 일본 내 한약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며 "희토류처럼 한방 약초에 대한 국제적인 쟁탈전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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