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 엉덩이 대주라니요’...성희롱 경찰 ‘막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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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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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경찰서 경찰이 성추행 피해조사를 받던 60대 여성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서울지방경찰청이 8일 수사에 착수했다. 특히 발언을 한 경찰관 2명은 경장급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더욱 환산될 조짐이다.

이 의혹은 성희롱을 당한 여성의 딸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지난 6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그깟 엉덩이 한번 대주라니요’라는 글이 올리면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글쓴이는 이 글에서 “엄마가 공장에서 관리자에게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하다가 결국 공장을 그만두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며 “그런데 경찰서에서 형사가 오히려 엄마에게 ‘그깟 엉덩이 한번 대주면 어때서 그러냐’고 비웃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엄마가 며칠간 말 없이 울기에 무슨 일인가 했다”며 “형사 본인 어머님이었다면 그런 말이 나왔을지 의문이다. 요즘이 어떤 때인데 경찰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느냐”고 일갈했다.

이어 “엄마 나이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나이 들어 고목나무 같은 몸이라도 자기 몸에 대한 권리는 있지 않느냐. 50살 넘고 60살 넘으면 누가 만지고 주무르고 추행하고 강간해도 되는지 몰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가해자와 엄마를 같이 앉혀놓고 엄마를 비꼬았다”고 주장했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나서서 철저한 조사를 해야”,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해야한다. 그냥 넘어가면 안된다” 등의 댓글을 달며 분노를 표시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해당 경찰서장이 직접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사건 진화에 나섰다.

정용환 서울 종암경찰서장은 7일 이 게시판에 ‘종암경찰서장입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고소인(글쓴이의 어머니)께서 매우 억울한 사연이 있어 경찰을 찾았음에도, 도리어 고소인께서 경찰로부터 피해를 당하셨다면 이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명백히 밝히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에서 직접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며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철저하고 투명하게 수사해 진실을 밝히도록 하겠다. 수사결과에 따라, 해당 경찰관에 대해 적절하게 조치함은 물론 고소인에게도 그 결과를 직접 알려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경찰관들은 경찰 자체조사에서 “(피해자를 비하하는) 그런 말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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