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 관련 민원이 폭증하고 있는 것도, 불완전판매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도 좁은 국내 시장에서 '이전투구'에 가까운 과당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경영 비전을 발표할 때마다 해외 수익 비중을 늘리겠다고 앵무새처럼 되뇌이는 이유다. 특히 개방형인 국내 금융시장 구조를 감안했을 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금융권이 거둔 실적은 초라하다. 국내 은행의 해외자산 비중과 해외수익 비중 모두 3% 미만이다.
세계 50위권 진입은 커녕 100위권에 이름을 올린 은행도 겨우 3곳(KB·우리·신한금융지주)에 불과하다. 보험·증권·카드 등 다른 금융 권역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국내 보험업계의 해외사업 비중은 0.3~0.4% 수준이다.
문제는 경험 부족이다. 초기 진출 전략부터 인력 운용, 업종 및 타깃 고객층 선정, 지역 금융시장 환경 연구까지 글로벌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그러나 활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국내 금융권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 셈이 됐다. 이머징 마켓이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지만 미국·영국 등 선진국의 대형 금융회사들은 아직도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어 이를 돌아볼 여력이 없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사정은 훨씬 나은 편이다. 기업 구조조정이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에 따른 여진(餘震)이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은 거의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내년 상반기 중 우리금융 민영화와 외환은행 매각 등 굵직한 인수합병(M&A) 이슈가 마무리되면 해외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앞서 스위스계 은행인 UBS가 10년 만에 해외수익 비중을 20%에서 70%로 키우면서 해외 시장 공략에 성공한 사례 등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그 동안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해외 진출에 주력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지난 10년보다 향후 10년이 기대되는 국내 대표 금융회사들을 소개한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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