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대 규모는 그동안 SK그룹이 중국시장에서 벌인 투자활동중 최대액수다. 때문에 지난 7월 중국에 진출한 13개 계열사, 90여개 현지법인을 통합·출범시킨 SK차이나의 큰 물줄기는 중국 서부 내륙지역 진출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SK차이나는 통합법인에 이어 청두에 중국서부 비즈니스 중심센타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 곳을 기지로 삼아 문화콘텐츠사업은 물론 물류사업, 자동차사업, 바이오사업, 에너지사업, 석유화학사업 등을 펼친다는 복안이다.
이같은 대규모 투자는 그동안 펼쳐왔던 개발사업이 성공하면서 얻은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SK차이나는 지난달 랴오닝(遼遼)성 선양(瀋陽)에 고층복합터미널을 완공시켰다. 터미날은 하루 2만명 이상의 승객이 이용하고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면서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수출입화물의 저장 및 가공, 운송사업을 위한 '단둥(丹東)물류센터'도 완공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일 청두시와 합작협의를 맺은 문화콘텐츠 산업기지 건설사업은 그동안 축적된 부동산개발 노하우에 SK그룹이 그동안 공을 들여온 엔터테인먼트, 인터넷 기반 네트워크 사업 등이 집약될 예정이다.
문화콘텐츠 산업기지를 비롯한 각 산업기지는 중국 청두시내의 도시순환도로인 3·5환도로 사이 나대지에 조성되며, 규모는 분당신도시 면적의 2배가 넘는 41㎢ 에 달한다.
SK는 설계와 시공 외에도 교통과 가스 공급 등과 같은 인프라를 중앙에서 통제할 수 있는 도시 통합운영 시스템도 제공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SK그룹으로서는 그동안 중국에서 펼쳐온 사업 중 가장 큰 성과를 낼 수 있고, 그룹의 비전인 '차이나 인사이더'에 한발 다가갈 수 있게 된다.
SK그룹은 한중 수교 1년 전인 1991년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베이징 사무소를 개설하면서 중국에 첫 발을 내딛었지만 이후 20년 가까이 중국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실제 SK그룹은 지난 2006년 차이나유니콤의 홍콩상장법인인 차이나유니콤 리미티드가 발행한 10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매입하면서 통신산업 진출을 꾀했지만 이는 실패로 돌아갔다. 또한 지난 2008년 중국 선전(深圳)에 10억달러 규모의 정유단지 조성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적도 있다.
업계관계자는 “중국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놓고도 성과를 못내 애를 먹었던 SK그룹이 이번 2조원대 투자에서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평했다.
조용성 기자 ysch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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