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쑨양 조우... 물밑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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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1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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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21.단국대)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다툴 맞수 쑨양(19.중국)과 나란히 물살을 갈랐다.

박태환이 경영대표팀과 광저우에 도착해 이틀째 훈련을 한 10일 오후 아오티 아쿠아틱센터.

박태환이 동료와 함께 몸을 풀고 물에 들어가고서 20여 분쯤 지났을 때 중국 선수 몇몇이 경기장에 들어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했다. 그중에 키가 크고 출중한 외모를 지난 한 선수가 있었다. 중국 수영의 기대주 쑨양이었다. 쑨양의 키는 198㎝다.

쑨양은 이번 대회 개인 종목에서 장린(중국)과 함께 자유형 200m, 400m, 그리고 1,500m에 출전한다. 모두 박태환이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던 종목이자 이번에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종목들이다.

특히 쑨양은 자유형 200m보다는 중장거리인 400m와 1,500m에서 박태환의 금빛 레이스를 방해할 요주의 선수다.

이날 3번 레인에서 물살을 가르던 박태환은 후반부에는 1번 레인으로 옮겼다.

이때 몸을 다 푼 쑨양이 2번 레인으로 뛰어들어 둘은 나란히 훈련을 하게 됐다.

박태환과 쑨양이야 어떤 마음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후 코칭스태프의 신경전은 대단했다.

한국 대표팀 관계자는 중국인 코칭스태프 중 하나를 지목하면서 "쑨양의 기록을 체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박태환의 기록을 재는 것 같다"고 경계했다.

하지만 이는 한국 대표팀 코치진도 마찬가지였다.

노민상 경영대표팀 감독은 훈련이 끝난 선수들을 데리고 경기장을 떠나면서 "쑨양이 좋아 보인다. 아주 부드럽다. 지금 구간 기록이라면 1,500m에 맞춘 것 같은데 상당히 좋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쑨양의 준비 상황을 바로 읽어 냈다는 뜻이다.

하지만 노 감독은 곧 "태환이도 좋다. 태환이는 누구보다 정신력도 강하다. 첫 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따면 이번 대회 내내 멋있는 승부가 이어질 것이다. 태환이가 다시 한번 해내리라는 확신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박태환은 이날도 전날 첫 훈련 때처럼 약 45분여 동안 2,000m가량을 가볍게 헤엄치며 컨디션 유지에 주력했다.

전날 광저우에 도착하자마자 대회 조직위원회의 도핑테스트 대상자로 뽑혀 채혈까지 하는 등 피곤한 하루를 보냈던 박태환은 이날 훈련 후 밝은 표정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첫날 도핑테스트를 받았다. 개최국의 견제라기보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더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물 감각도 좋고 수영장 시설도 좋다. 남은 시간 몸조리를 잘해 첫 경기인 자유형 200m를 좋은 성적으로 마치고 그 기분을 이어가 마무리까지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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