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요르단의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경기가 열린 10일 중국 광저우 웨슈산 스타디움.
프랑스 프로축구 AS모나코에서 뛰는 박주영(25)의 출전 여부는 가장 큰 관심사였다. 전반이 끝나고 외국 기자가 '박주영은 언제 뛰느냐'고 물어오기도 할 정도였다.
특히 8일 열린 북한과 1차전에서 우세한 경기 내용을 펼치고도 끝내 득점 없이 0-1로 졌던 터라 박주영의 가세가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한국이 3-0으로 앞선 후반 17분 박주영이 출전 채비를 하자 경기장 안은 팬들의 함성으로 술렁였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9일 훈련에서 "컨디션이나 시차 적응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선발 출전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최소한 한 번은 출전을 시키겠지만 언제가 될지는 봐야겠다"며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던 대로였다.
팀이 크게 이기고 있어 편한 마음으로 그라운드에 들어온 박주영은 몸이 풀리면서 서서히 위력을 드러내 보였다.
특히 후반 33분 4-0을 만드는 득점 상황에서 절묘한 어시스트로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윤빛가람(20.경남)이 오른쪽을 파고들다 정면으로 내준 공을 뒤로 살짝 흘려주며 조영철(21.니가타)의 추가 골을 도왔다.
또 38분경에는 페널티 지역 내에서 수비수들을 제치며 직접 슛까지 시도하는 등 적응을 마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날 훈련에 앞서 "호흡을 많이 맞춰보지 못한 선수들이 많아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겠다"고 말했던 박주영은 이날 출전으로 16강 이후 팀 조직력에 더 녹아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의미도 있었다.
경기를 직접 관전한 조광래 성인 대표팀 감독이 전반전이 시작하기 전에 농담을 섞어 "좋은 선수면 시차나 컨디션 이런 것에 관계없이 잘해야지"라고 말한 것에 '이 정도면 되나요'라고 답하듯, 앞으로 활약을 예고한 박주영의 이날 경기력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경기에 들어가서 후배들을 위해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하는 등 훌륭한 선수다운 활약을 펼쳤다"며 "팔레스타인과 3차전에는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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