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진룸살롱 살인사건'의 범인 중 한명이었던 박영진(50)씨가 10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박씨는 동료 조직원의 누나였던 장모(53)씨와 이날 오후 3시 성당에서 700여명의 하객의 축하를 받으며 화촉을 밝혔다.
신부는 함께 수감됐던 동생의 면회를 다니면서 박씨와 가까워졌다는 전언이다.
서진룸살롱 사건은 1986년 8월14일 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서진룸살롱에서 맘보파 조직원들이 교도소에서 가석방된 조직원의 축하연을 벌이다가 진석이파 조직원들의 습격을 받아 4명이 흉기에 찔려 살해당한 사건이다.
당시 26세였던 박씨는 진석이파 소속으로 사건에 가담했고 이틀 후인 16일 동료인 고금석, 강정휴 등과 함께 서초경찰서에 자수했다.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그는 이듬해 4월 교도소에서 세례를 받고 천주교에 귀의하기도 했다.
박씨는 옥중에서 장씨와 알게된 이후 연모의 정을 키워오다 복역한지 20년이 지난 2006년 사회로 나올 수 있었다. 지금은 기계 제조업체에서 일하며 성당 봉사활동에도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흑석동성당은 박씨 수감 당시 교도소로 봉사활동을 다니며 교화에 도움을 줬던 김모씨가 다니는 곳이어서 결혼식 장소로 선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하객의 상당수는 검은 정장을 갖춰입은 '어깨'들이었지만 혼례미사는 소란이나 갈등없이 엄숙한 가운데 치러졌다고 성당 관계자는 전했다.
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