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해림 기자) 국내 상장 중국기업들의 주가가 중국원양자원의 유상증자와 최대주주 변경 소식에 급등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합과기 퇴출 문제로 불거졌던 '차이나디스카운트'가 한 기업에서 발생한 악재로 전체 중국 기업으로 확대된 것이다. 중국 내수 성장으로 기대감을 모았던 중국주들이 한순간 동반 하락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5일 장 마감 후 중국원양자원는 주주총회를 통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구체적인 액수와 배경을 설명하지 않아 불확실성을 확대시켰고, 모든 중국주로 확산됐다.
회사측은 자회사 복건성연강현원양어업유한공사의 시설자금 조달이 목적이라고만 공시하고,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대로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공시가 발표된 후 중국원양자원은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다른 중국주도 줄줄이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 9월 15일 상장 후 줄 오름세를 보이며 최고 263%까지 치솟았던 성융광전의 주가는 8~9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해 이틀간 총 38.3%가 빠졌다.
중국엔진집단(-13.0%), 웨이포트(-13.0%), 중국식품포장(-10.7%), 코웰이홀딩스(-10.5%), 차이나하오란(-9.4%), 차이나킹(-7.4%), 3노드디지탈(-7.0%)도 2거래일간 7% 이상씩 내렸다.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중국원양자원은 9일 장 마감후 유상증자 취소 공시를 발표했다.
회사 측은 "주가 급락과 주주 반대 여론이 이어져 주가 안정과 회사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 유상증자 취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중국원양자원은 지난 10일 장 초반 오름세를 보이는가 싶더니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번에는 편법 상장 의혹이 일었기 때문이다.
대표이사는 장화리로 기록돼있지만 최대주주는 추재신으로 파악된 탓이다. 주가 급락 관련 거래소 조회공시에 대해 중국원양자원은 10일 오후 5시 57분 공시를 통해 지난 2009년 8월 18일 추재신은 장화리와 '신탁성명(Declaration Of Trust)'을 체결해 주식 권한을 이전했다고 밝혔다.
최대주주 변경 확인 날짜를 정정하느라 30분 만에 다시 정정공시를 올리기도 했다. 1년도 더 지난 내용을 지금에서야 지연 발표하자 거래소측은 중국원양자원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하고 벌점 6점을 부과했다. 유상증자 취소 공시로 이미 벌점 8점을 받은 상황이었다.
상황이 이렇자 투자자들의 '중국주 불신'은 확대됐다. 지난 2008년 12월 상장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감사의견 거절'로 퇴출 위기까지 몰렸던 연합과기 사태 이후 중국주에 대해 민감한 투자자들이 다시 반응한 것이다.
한 포털사이트의 개인 블로거는 "중국원양자원은 중국주 가운데 연합과기, 화풍집단KDR과 함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을만큼 규모가 큰 기업인 데다 상장한지 1년이 지났고 연합과기 사태까지 겪었음에도 여전히 '공시 미숙'이라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정선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국내 상장 중국주들도 긍정적 영향을 받고 있었지만 연합과기 사태로 불거졌던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다시 한번 대두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은 "중국 기업의 뉴스 하나하나에 중국주 전체가 움직이고 있지만 개별 종목의 가치 평가에도 관심을 둬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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