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을 거둔 뒤 미 주요 언론매체와 전문가들이 비슷한 예상을 해왔으나 이번 분석은 미국 제2의 시중은행인 `JP 모건 체이스'가 했다는 점에서 금융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미 선거자금 감시 민간단체 `책임정치센터(CRP)'는 10일 단독입수한 JP 모건 체이스의 내부문건을 인용해 새 의회에서의 상.하원 대립으로 주요 입법과정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2년 간 획기적인 법률제정이 없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은행의 정부관계 담당부서가 지난 3일 내부용으로 만든 11쪽 분량의 문건은 의원들이 새 의회가 개원하기 전에 열리는 `레임덕 회기' 때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가 시행한 모든 계층 감세조치(오는 12월 31일 만료)를 적어도 1년 연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부문건은 또 레임덕 회기에 민주당이 `커밍아웃' 동성애자의 미군 복무를 사실상 금지하는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 정책의 폐기와 청소년 때 정착한 불법체류자를 구제하는 '드림법안(DREAM Act)' 추진을 포기할 것으로 예측했다.
새 금융기관 규제조치들의 경우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이 세출절차를 활용해 금융개혁법 시행에 필요한 연방직원들에 대한 재정지원을 하지 않음으로써 적용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문건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 안팎에서 압력을 받게 되면 지난 2년 간 성사시키지 못한 문제들에 대한 지지를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건은 오바마 행정부가 법안 추진에서 덜 공세적으로 나오되 동시에 (행정명령 등) 자신들의 규제권한을 이용해 의제(어젠다)를 계속 추구할 것으로 결론냈다.
CRP는 JP 모건 체이스의 익명을 요청한 한 직원이 문건을 제보했다면서 이 문건은 미국의 경제문제, 즉 고실업과 재정적자, 집값폭락 등을 언급하고 이번 중간선거가 회사와 고객에게 의미하는 바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건은 구체적인 대응책이나 로비전략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JP 모건 체이스가 중요한 공공정책의 전개과정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새 기회'를 가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 문건은 11.2 선거에서 금융규제와 공화당 편중지원으로 민주당에 등을 돌린 뉴욕 금융가의 막강한 은행들이 선거결과를 어떻게 분석하는지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어 정.관계도 주목하고 있다.
제니퍼 주카렐리 JP 모건 체이스 대변인은 이 문건이 진본임을 확인했다. 그녀는 "직원들에게 정치과정에 (투표 등으로) 참여하도록 권장하고 국가와 회사에 미칠 문제들에 관해 숙지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책무"라고 말했다.
JP 모건 체이스는 2008년 말 금융위기 당시 유동성(자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연방정부로부터 지원받았던 구제금융 250억달러를 모두 상환했다.
CRP는 JP 모건 체이스가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580만달러를 연방정부 로비에 썼고, 은행의 정치활동위원회(PAC.정치자금 후원단체)와 직원들이 110만달러 이상을 민주.공화당과 양당 후보들에 거의 동등하게 기부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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