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시대? 하이브리드카 막상 사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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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1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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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싸거나 불편하거나… 사실상 단종 모델도

(김형욱 기자) 바야흐로 ‘친환경 그린카(Green Car)’의 시대가 왔다. 하지만 소비자가 막상 사려고 보면 어떨까. 사실 친환경차에 대한 느끼는 체감은 아직 먼 남의 이야기다.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들은 지난 몇 년 전부터 친환경차 개발에 열을 올려, 각종 컨셉트카를 소개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아반떼·포르테 LPi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국내 시장에도 속속 소개됐다.

대표적인 모델이 도요타 프리우스, 혼다 인사이트, 시빅 하이브리드. 그 밖에도 벤츠나 BMW, 렉서스 등 고급 브랜드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고 친환경 이미지를 어필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친환경’으로 어필할 만한 모델은 사실 많지 않다.

   
 
 지난 5일 출시한 혼다의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인사이트'.

◆너무 비싸거나 혹은 불편하거나=
먼저 출시된 대부분 하이브리드 모델은 비싸다. 벤츠 S400L 하이브리드나 BMW 액티브 하이브리드7, 렉서스 LS600Hl은 1억5000만~2억원의 고가 모델이다. ‘친환경=경제성’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 실제 판매량도 연 100대를 넘지 않는다.

엔트리급 하이브리드 모델로는 도요타 프리우스나 캠리 하이브리드가 있다. 특히 연비 L당 29.2km를 자랑하는 프리우스는 지난해 10월 출시 이래 1000대 판매를 돌파, 하이브리드 최대 히트 모델로 등극했다. 하지만 이 역시 웬만한 준중형 차량얼 넘는 3790만원의 가격은 여전히 부담이다.

지난 5일 출시한 혼다 인사이트의 경우 가격의 벽을 깼다. 2950만~3090만원으로 사상 최초의 3000만원대 미만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됐다. 하지만 이 역시 한계는 있다. 멈출 때마다 시동이 자동으로 멈추는 바람에 주·정차시에 에어컨이나 히터를 틀 수 없는 등 불편함도 따른다.

   
 
 도요타 프리우스.

◆사실상 단종… 일부 명맥만 유지=
지난해 출시한 일부 모델은 사실상 단종 상태다.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최초로 출시한 ‘아반떼.포르테 LPi 하이브리드’는 연비가 17.0~17.8km/L로 일반 모델(12~13km/l)과 큰 이점이 없어 판매량도 미미했다.

특히 기아차는 10일 포르테 LPi 모델을 출시하며 사실상 하이브리드 모델을 버렸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혼다의 경우도 마찬가지. ‘시빅 하이브리드’의 경우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를 수 없는 동영상이 이슈가 된 후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다. 회사는 36개월 무이자 할부나 현금 할인 등 각종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판매는 미미한 상태다.

◆쏘나타 CT200h 내년 신차 기대감= 다만 내년 초 도요타의 새 하이브리드 모델 ‘CT200h’나 푸조 3008과 508, 국내 첫 본격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출시가 예정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렉서스 CT200h의 경우 렉서스 모델의 첫 엔트리큽 하이브리드 모델로 내년 초 국내 출시 예정이다. 가격은 미정이지만 4000만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푸조 3008과 508의 경우 국내 첫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현대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 올 연말 미국 출시 후 내년 국내 출시 예정인 이 차량은 국내 브랜드 중 최초의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다만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일본 등지서는 정부의 보조금 덕분에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이미 상용화 됐다. 일본의 경우 500만원이 넘는 정부 보조금 혜택으로 지난해부터 판매 상위 모델에 하이브리드 차가 대폭 랭크되기도 했다"며 "국내도 정부 보조금 정책이 없다면 당분간 '가격의 벽'을 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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