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도도한 물마시기' …물리학으로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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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1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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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이나 수염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물을 마시는 고양이의 모습은 애호가가 아니라도 경탄할 수 밖에 없는 우아함을 지니고 있는데 물리학자들이 그 비밀을 알아냈다고 워싱턴 포스트와 BBC 뉴스가 보도했다.

   미국 과학자들은 고양이가 물을 마시는 모습을 고속 촬영해 면밀히 관찰한 결과 고양이가 물의 표면을 깨뜨리지 않고 중력과 관성의 균형을 이용해 물을 빨아 올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사람이나 말, 양 등 동물은 액체를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흡입 동작을 하고 개는 혀를 컵 모양으로 말아서 물을 길어 올리는데 반해 고양이는 보다 미묘한 동작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양이는 물을 향해 머리를 숙이는 동시에 혀 끝을 뒤로 말아 올린 뒤 물의 표면을 뚫고 들어가지 않고 살짝 건드리기만 한다. 그러면 혀와 접촉한 액체가 혀에 달라붙게 되고 뒤로 움직이는 혀 때문에 생긴 낮은 압력에 의해 매우 빠른 속도로 물기둥을 형성하게 된다. 바로 이 때 고양이는 턱을 닫아서 액체의 일부를 입 속에 가두는 것이다.

   집고양이들은 보통 1초에 이런 동작을 4번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놀랍게도 고양이의 혀에 나 있는 미세한 털들이 예상과는 달리 이 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진은 로봇 고양이 혀를 만들어 이런 과정을 더 자세히 관찰한 결과 이런 동작이 관성과 중력의 상호작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물기둥을 만들어내는 것은 한 번 움직이면 계속 움직이는 액체의 성질, 즉 관성력으로 설명된다. 연구진은 "물기둥은 처음엔 길이나 부피가 크지만 시간이 지나면 물 기둥의 무게가 관성을 능가하게 되고 이어 중력이 물기둥을 물그릇으로 되돌려 놓는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고양이의 물 먹기에는 타이밍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즉 물기둥 부피가 최대가 되는 시점이 되면 고양이가 턱을 닫는 것이다.

   연구진은 동물원의 동물들과 유튜브 동영상 등을 통해 호랑이나 표범, 치타 등 대형 고양이류도 집고양이와 같은 방법으로 물을 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고양이류가 어째서 이처럼 까다로운 방법으로 물을 마시게 됐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들이 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서 이유를 찾고 있다.

   즉 물을 튀기면서 세차게 마셔대는 개에 비해 고양이가 훨씬 깔끔하게 물을 마시는 것은 이들의 코와 수염 부위가 극도로 민감해 되도록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기를 바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는 것.

   과학자들은 "어쨌거나 고양이는 개보다 액체의 성질을 더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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