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수해 구호품, 왜 밤에 몰래 움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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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1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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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어둠을 뚫고 신의주로 들어가는 트럭에 `대한적십자' 표식이 붙어 있지만 전혀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2일 중국 현지 특파원 보도를 통해, 대한적십자사(한적)가 신의주 지역 수재민들을 위해 전달한 구호물자가 북한 내로 수송되는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이 특파원은 "한적 구호물자를 실은 대형 트럭 10여 대가 어둑어둑해질 무렵 단둥(丹東)에 들어와 일과가 끝난 뒤 어둠을 뚫고 압록강철교 너머 신의주로 들어갔다"면서 "신의주에 도착하면 (어둠이 짙어져) 어디서 무엇을 싣고 왔는지 전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특파원은 목격한 상황이 정확히 언제 벌어진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 당국에 따르면 한적이 북측에 제공하겠다고 밝힌 구호물자 가운데 컵라면 300만개는 10월 말 전량 북측에 전달됐다. 또 쌀 5천t은 금주 말까지 운송될 예정이고, 시멘트의 경우 총 1만t 중 2천100t(8일 현재)만 전달된 상태다.

   구호물자가 야음을 틈타 북한 내로 옮겨지는 것에 대해 단둥 주민들은 "남한 당국에 지원품을 야간에 조용히 보내달라고 (북측이) 요청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RFA는 전했다.

   특히 신의주에서 체류한 경험이 있는 진모씨는 "이미 전달된 라면 300만개도 전량 평양으로 보내졌다는 말을 신의주에 사는 친구한테서 들었다"면서 "이 라면은 외화벌이를 위해 외국인 전용 호텔이나 고급 식당에서 조리된 상태로 팔릴 것"이라고 밝혔다.

   신의주 주민 오모(가명)씨는 "남조선에서 수해 구호물자가 들어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면서 "쌀과 라면은 물론이고 시멘트 같은 물자도 대부분 댐이나 평양 주택 공사장에 보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지금까지 한적 구호물자가 들어온다는 사실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이 방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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