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유, 마릴린 먼로(박정희), 1999 |
아시아 팝아트를 대표하는 한국·중국·일본 작가 42명의 작품 150여 점이 관람객을 자극한다.
팝아트는 자본의 영향이 크다. 현재 아시아에서 팝아트적 경향이 볼 수 있는 곳은 한·중·일 외 타이완, 싱가포르 정도다.
기혜경 학예연구사는 10일 국립현대미술관 간담회에서 “한국의 디즈니랜드인 서울랜드에서 전시회를 열게 됐다. 장소가 상징하는 바가 크다. 디즈니랜드는 사실상 우리가 지니고 있는 자본·욕망· 환상을 그대로 대변하고 사회를 감추기 위해 사탕발림을 해 놓은 곳이다"라며 "이번 전시는 디즈니랜드가 포함하고 있는 환상과 상상, 이미지가 노리고 있는 자본과 권력이 어떻게 미술에 반영됐는지 팝아트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고 프랑스 작가 장 보드리야르가 쓴 ‘시뮬라시옹’을 인용해 설명했다.
또 “현재 한국에서 팝아트라고 하면 크게 두 가지다. 한쪽은 팝아트 작품이 마구 팔려나가고 있는 미술시장을 의미한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선 전문가들이 한국에 진정한 코리아 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며 "팝아트는 대중매체와 자본이데올로기가 결합해 대중의 상품문화를 탄생시켜야 하는데 한국은 아직 부족하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회는 이러한 팝아트를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회는 대중을 주제로 해 네 가지로 구성된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대중의 정체성’을 살필 수 있는 ‘대중의 영웅’, 대중의 일상을 살피는 ‘스펙터클 사회’, 대중의 여가활동과 관련된 ‘억압된 것들의 귀환’, 대중과 타자와의 관계를 살피는 ‘타인의 고통’이다. 김동유(그림), 무라카미 다카시, 나라 요시토모(일본), 위에 민쥔, 위 요우한(중국)등 아시아 유명작가가 참여했다.
특히 자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팝아트의 속성을 활용해 전시장 곳곳에서는 ‘돈 쓸 일’이 꽤 많다. 돈을 넣고 타면 시간 여행을 했다는 인증사진을 찍어주는 타임캡슐, 자판기에 돈을 넣고 원하는 작품을 살 수 있는 예술작품 자판기 등도 만날 수 있다.
기혜경 학예연구사는 “80년대 후반부터 포스트 모더니즘이 나오면서 미술작품이 내러티브를 차용하기 시작했다. 내러티브 구조를 통해 작가가 대중소비사회에서 어떤 메시지를 찾아내고 있을까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회는 12일부터 내년 2월 20일까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한·중·일 학술세미나 등의 행사와 DJ공연, 비보이 공연 등의 문화공연도 함께 진행된다.
자세한 문의는 http://www.moca.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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