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빅뱅 '뉴플라자' 합의 시동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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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1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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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전쟁'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던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결국 '환율빅뱅'은 없었다. 그러나 '예시적 가이드라인' 설정에 합의함에 따라 지난 1985년 '플라자합의'급 선언이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2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각국 정상들은 '서울선언문'에 환율문제의 핵심 쟁점이었던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기준 및 합의시한을 내년 프랑스 정상회의에서 결정키로 하는 내용을 담는 수준에서 마무리했다.

◇ 경상수지 합의 진전

당초 미국측이 각국의 경상수지 흑자국과 적자국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4%를 기준으로 하는 안을 거론하면서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이같은 안이 채택될 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국인 독일과 중국이 이에 강력 반발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경상수지 조기경보체제 마련을 포함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기준과 합의시한을 내년 프랑스 회의까지 넘기기로 한 것이다.

특히 각국의 환율정책과 관련해선 지난 10월22일부터 23일 양일간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코뮤니케(선언문)에서 포함된 '시장결정적 환율제도'를 이행하되 경제 펀더멘틀이 반영될 수 있도록 환율의 유연성을 늘린다는 수준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 무역불균형 해소의 핵…환율분쟁

환율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데는 각국, 특히 G2(미국·중국)의 경상수지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데 기인하고 있다.

IMF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3784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반대로 중국은 2971억 달러의 흑자. 양국의 경상수지 격차가 무려 6700억달러에 달하는 등 G20의 경상수지 불균형 실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밖에 이탈리아(-671억달러), 프랑스(-512억달러), 호주(-436억달러), 캐나다(-380억달러) 등이 주요 적자국으로 꼽혔다.

G20 중 전통적인 수출강국인 독일(1632억 달러)과 일본(1417억 달러), 한국(426억달러)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아르헨티나 등 8개국이 흑자를 나타냈다. 중국과 독일 등은 그동안 미 달러화에 대한 자국통화 평가절상(환율 하락)이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기 때문에 미국측의 환율 조정 요구에 반발해왔다.

◇ 뉴플라자 합의 시동걸었다

이번 경상수지 예시적 가이드라인 합의가 내년 프랑스 회의에서 확정될 경우 지난 1985년 '플라자합의'에 버금가는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정책에 큰 획을 그은 역사적 의견일치를 도출해낸 사건으로 25년 전의 `플라자합의'가 꼽힌다. 1985년 9월22일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의 이른바 G5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들이 외환시장 공조를 통해 세계 주요 통화가치를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독일과 일본이 마르크화와 엔화 가치를 달러화 대비 5%씩 올린 것이다.
 
무역·재정 등 이른바 쌍둥이 적자로 골치를 앓고 있는 미국이 양적완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달러화 가치를 하락시키는 움직임과 유사하다. 그러나 뉴플라자급 합의가 전 세계 보호무역주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지 여부는 두고 볼 일이다. 플라자합의를 통해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을 맞게 되는 등 장기불황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금융위기에 따른 전 세계적 공조체제가 느슨해지고 있는 틈을 타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더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실행계획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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