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보관 외규장각 도서 144년만에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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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1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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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2일 프랑스가 보관중인 외규장각 도서를 5년단위 대여갱신 방식으로 사실상 한국에 돌려주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 도서 297권이 144년만에 우리나라에 돌아오게 됐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합의문을 채택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한국과 프랑스 두나라간에 남아 있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며 "외교장각 문서는 국내법 절차에 따라 5년마다 갱신대여 방식으로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양국간에 어려운 문제가 풀리게 된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실질적인 반환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G20(주요20개국)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합의사실을 사전 공개, "전 세계적으로 문화유산이 어디에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한국에게 있어 외규장각 도서가 정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게도 굉장히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채택한 합의문에는 "프랑스의 한국 왕실의궤 대여는 한국과 프랑스 양국간 오랜 우의의 역사에 입각한 각별한 양국관계에 기반한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반환되는 도서는 지난 1993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한국에 돌려준 휘경원원소도감의궤 외에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보관중인 297권으로 모두 원본이라고 외교소식통은 전했다. 이중 30권은 유일본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상의 이 같은 합의에 따라 조만간 외규장각 도서의 대여시기와 비용, 보관장소 등에 대해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한국중앙박물관간에 후속협의가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외규장각 도서는 일괄대여 형식으로 우리측에 이관되며 5년마다 사실상 자동갱신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정상간 합의는 정치적 합의의 성격인 만큼 외규장각 도서가 실질적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도서대여 이행방식을 행정부 차원에서 공식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관련 절차를 조속한 시일내에 밟고 후속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후속협의에 따르는 절차와 시간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안으로 도서를 반환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프랑스는 국내법상 문화재 반출에 영구대여라는 표현을 쓸 수가 없어 5년단위 갱신이라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며 "내용상으로는 영구대여이며 정부로서는 사실상 반환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화계 일각에서는 "왜 약탈된 문화재를 정당하게 돌려받지 못하느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대여갱신 반환방식을 놓고 논란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양국은 수교 130주년을 기념한 2015-2016년 한국과 프랑스 상호교류의 해 행사때 이번 외규장각 도서 일부를 포함한 한국 문화재를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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