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12일 정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의장국 역할을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에 빗댔다.
김용범 국제금융시스템개혁국장은 G20 정상회의 준비과정에서 배운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의장국이었기 때문에 고양이 목에 방울다는 역할을 하면서 중재에 자신감을 배웠다"면서 "주도성도 늘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개혁과 바젤3 등 금융규제 개혁 관련 셰르파(실무자) 협상을 담당한 그는 "의장국이니 의장국 자체에 주어진 조정력이 있었고, 프리미엄이 있으니 대담하게 주도할 수 있었다"면서 "협상이 교착에 빠졌을 때는 하기 어려운 말을 의장국이기 때문에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창용 기획조정단장은 "선진국과 선진국이 아닌 것과의 차이는 아주 미세한 데 있다"면서 "제품은 선진국과 선진국이 아닌 국가가 비슷하게 만들더라도 문 열 때 틈이 얼마나 생기는지, 물이 얼마나 새는지 등을 미세하게 고려해 만드는 게 선진국"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정상회의를 준비하면서, 조명을 준비하다 조명이 수직으로 내리면 카메라 촬영을 할 때 입체감이 생기지 않고, 옆으로 내리면 눈이 부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선진국 조명 기술자들로부터 각도와 조도를 조절하는 법을 배웠는데, G20 정상회의 개최개념은 선진국 문턱에 있는 우리나라에 이같은 미세조정 기법을 알려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을 담당했던 권해룡 무역국제협력국장은 "예전에 회의를 준비할 때는 추진력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회의상대가 높은 전문성을 갖고 있어, 추진력뿐 아니라 사람들의 의견을 얼마나 적절히 반영하고 성실하게 조율해주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스스로 가치있다고 생각해야하기 때문에 자율성을 많이 주고, 많이 기다렸다"면서 "전체를 균형있게 보는 시각을 많이 배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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