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들과 '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인 연극 '경숙이, 경숙아버지'가 20일부터 내달 5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이고 억압적인데다가 무책임해 홀연히 사라졌다 나타나 가족의 울타리를 뒤흔들어버리는 ‘아버지’. ‘굳세어라 금순아’를 부르며 여름날 베짱이처럼 인생을 살아온 ‘아버지’. 결국 초라한 모습으로 나타난 ‘아버지’. ‘아버지’로 인해 때론 원치 않는 새로운 가족이 생기기도 하고 파괴되기도 하고….
경숙은 이런 '아버지‘를 지켜보며 미움이 자리 잡았지만 자신의 대학 졸업식에 찾아온 ’아버지‘의 늙고 지친 모습을 보고 ’아버지‘를 향한 미움과 그리움이 엉켜 결국 ’아버지‘를 부르며 눈물 흘린다.
연극 경숙이, 경숙아버지는 한 세대를 살다간 우리 아버지들, 그리고 ‘그의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뭉클한 가족애로 우리들의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다.
예술의전당은 20일부터 12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명품연극시리즈’ 그 첫 번째 작품으로 박근형 연출의 ‘경숙이, 경숙아버지’를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 공연은 2006년 초연 이후 지금까지 연장 공연과 앙코르 공연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는 박근형의 ‘대표작’이자 ‘스테디셀러’로 소시민의 구질구질한 일상을 매우 유쾌하고도 경쾌하게 다루고 있다.
연극 경숙이, 경숙아버지는 초연 무대인 게릴라극장 매진기록을 시작한 이래 같은 해 11월부터 11일간 창고극장 앙코르공연에서도 호평 받았다. 그 해 ‘올해의 예술상’ ‘대산문학상 희곡상’ ‘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BEST3' '동아연극상 작품상, 희곡상, 연기상, 신인상’등을 휩쓸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함께 인정받았다.
2007년 동숭아트홀 소극장 공연도 객석점유율 90%를 넘는 신기록을 이어갔다. 2009년에는 정보석·홍충민·심은경 등이 주연을 맡아 설날 특집 4부작 TV 드라마로도 제작돼 안방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3년 만에 선보이는 무대로 그 의미가 깊다.
예술의전당이 첫 번째 명품 공연으로 연출가 박근형의 작품을 선정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는 한국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이자 연출가다. 일찍이 1999년 ‘청춘예찬’으로 ‘박근형 신드롬’을 일으키며 스타 작가 반열에 올랐다. 예술의전당과는 2003년 ‘대대손손’으로 인연을 맺었다.
배우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작품을 만들어가는 작업방식을 가진 박근형 작품엔 배우가 돋보이는 경우가 많다. 연극 경숙이, 경숙아버지도 ‘연극계 스타군단’이라 불리는 고수희·김영필·주인영을 비롯해 황영희·김상규·김도균 등 2006년 초연 멤버들이 다시 뭉쳤다. 오랜만에 가족으로 다시 만나는 박근형 사단 배우들의 열연이 기대되는 2010년 무대다. 입장료 2만~3만원. 문의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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