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면사이드)하나금융 선택에 금융권 판도 '좌지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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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1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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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금융권 인수합병(M&A) 판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와 외환은행 매각 작업 등 굵직한 M&A 이슈들이 하나금융의 선택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 싸고 시너지 확실한 외환은행으로 선회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 의사를 공식화하면서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하게 된 것은 상업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이 국내 외환업무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데다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강세를 보여, 프라이빗뱅킹(PB)과 개인금융이 강한 하나은행과 충분히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환은행이 우리금융보다 인수자금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자산 규모가 200조원 수준인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우리금융(332조3000억원)보다 외환은행(116조2000억원)을 인수하는게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다만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가 지분 매각대금으로 현금을 요구하고 있어 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 등이 불가피하다. 이럴 경우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등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김 회장은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 계획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어떻게든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도 부담스럽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론스타의 '먹튀' 여론이 엄존하는 상황에서 하나금융이 들러리를 섰다"며 "김 회장이 자신의 노욕 때문에 금융산업은 물론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을 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하나금융의 현장실사를 봉쇄하고 연좌농성을 실시하는 한편 향후 투쟁 계획에 대해서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6년 숙원 우리금융 민영화 무산되나

하나금융은 우리금융 인수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김 회장은 "(우리금융 지분 매각 입찰이 시작되는) 26일 전까지 우리금융과 외환은행 중 양자택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론스타와의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외환은행을 포기하고 다시 우리금융 인수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외환은행 인수 쪽으로 기울 경우 정부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 지분 매각 작업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현재 지분 매입 의사를 확실히 밝힌 곳은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주도하는 과점주주 컨소시엄 등 두 곳에 불과하다.

하나금융이 빠지면 '유효경쟁'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경쟁입찰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KB금융지주가 잠재적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어윤대 회장이 향후 2~3년은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따로 대응책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컨소시엄에 참여할 투자자 유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론스타의 협상은 이제 시작 단계로 아직 가격도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나금융이 론스타가 요구하는 조건을 수용할지도 불투명해 우리금융 민영화를 우려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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