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열(1)[금융권 지각변동] 하나 '8부능선' 우리 '사생결단' KB '근질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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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1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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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국내 금융시장 재편작업이 '시계 제로'로 빠져들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선언으로 그동안 진행돼 왔던 인수·합병(M&A) 구도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모습이다.

하나금융을 비롯해 우리금융지주·KB금융지주·외환은행 등 M&A 무대에 주·조연으로 등장한 금융회사들의 주판알 튀기는 소리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8부 능선을 넘었다. 가격협상 단계를 지나 대금 지급 시기 및 방법 등을 놓고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와 막판 조율 중이다.

이번주에는 인수협상 결과가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일주일 내에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했다.

하나금융 측은 기업금융에 강점을 가진 외환은행을 외국계 금융회사에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벌써부터 '먹튀' 논란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만큼 인수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우리금융 인수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지만 경영권을 놓고 한판 '혈투'가 불가피해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덩치도 작고 시너지 효과가 큰 외환은행 쪽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그동안 하나금융과 경쟁구도를 형성했던 우리금융은 앓던 이가 빠진 듯 시원하다는 반응이지만 내심 지분매각 입찰 자체가 무산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외부 투자자 유치에 주력한 결과 6조원 가량의 실탄을 확보했지만, 입찰 시한인 26일까지 제3의 후보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 원칙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조기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 기여도 등 세 가지"라며 "이를 충족한다면 수의계약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6년을 끌어온 민영화 작업이 결국 우리금융 '원맨쇼'로 끝날 경우 비판 여론에 시달릴 수 있다.

이번 입찰이 흐지부지돼 재입찰이 실시될 경우 KB금융지주 등이 우리금융 인수를 위한 잠재적 후보로 다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혔다. 적자를 내고 있는 회사가 다른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난센스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 회장은 "(KB금융이) 건강해진 이후에는 고려할 수 있다"며 묘한 여운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재입찰 시기가 내년 이후로 미뤄지면 경영여건을 감안해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의 한 인사는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울 만큼 인수·합병(M&A) 구도가 복잡해졌다"며 "이제 누가 새롭게 나선다고 해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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