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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금융도 네오세미에 44억 물려… "방만경영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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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2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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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한국증권금융도 분식회계 혐의로 코스닥에서 퇴출당한 네오세미테크에 44억원을 빌려줬다가 떼일 처지에 몰렸다.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5년 동안 증권금융에서 유사 사례를 찾기 어려웠던 수십억원대 대출손실 우려에 대해 방만경영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유관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은 증권금융이 구조조정 압력에서 비켜나면서 전반적인 업무 기강 또한 상대적으로 느슨해졌다는 것이다.

◆"재무제표만 봤어도 대출손실 막았다"

22일 금융감독원ㆍ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권금융은 작년 9월 네오세미테크에 44억원을 빌려주면서 이 회사 보통주 77만주(1.59%)를 담보로 잡았다.

네오세미테크는 2008ㆍ2009 회계연도 누적 순손실만 1110억원에 달했다.

이 회사는 감사의견 거절로 3월 말 한국거래소로부터 매매정지를 당했고 이후 분식회계 혐의를 받다가 8월 말 상장폐지됐다.

증권금융은 증시에서 이미 퇴출당한 네오세미테크를 상대로 9월 초 서울남부지법에 대여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해 1심을 진행하고 있다.

소가는 44억원이다. 최근 5년 동안 채권 회수를 위해 제기한 소송 가운데 최대 규모다. 2006년부터 올해 9월 이전까지 유사소송 소가는 최대 18억원에 그쳤다.

네오세미테크 최대 채권자로 국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은 전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출 심사만 제대로 했어도 450억원에 이르는 국고손실을 막았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비전문가도 재무제표만 보면 네오세미테크가 회계 조작하는 껍데기 회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대출 책임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업체 헛돈 출자도 방만경영 결과"

증권금융이 민간영역인 대부업 우회진출을 시도하면서 아무런 소득 없이 80억원을 쓴 것도 방만경영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일본계 대부업체 다케후지와 특수관계인이 최대주주(50.23%)인 메트로아시아캐피탈은 작년 9월 설립시 증권금융으로부터 79억6000만원(13.05%)을 출자받았다.

당시 본업을 망각했다는 논란이 일자 증권금융은 출자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까지 팔지 않았다.

증권금융이 이 지분 장부가를 취득가인 79억6000만원으로 계상하고 있지만 경영권 프리미엄도 없는 비상장 주식을 당장 제값에 팔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 평가다.

1955년 28개 증권사 출자로 설립된 증권금융이 독점적인 증권금융영업권을 통해 조성한 현금성 자산은 현재 10조원에 이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천문학적 자산이 부실 대출과 출자, 연봉 잔치로 낭비되고 있다"며 "공공성이나 출자구조 면에서 거래소와 유사한 증권금융이 왜 공공기관 지정에서 빠졌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증권금융은 작년만 해도 임원 유형별로 밝혔던 연봉액(등기임원 3억7000만원ㆍ감사 2억6000만원)을 올해부터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보직임원 수는 10명에서 11명으로 늘었다. 여타 금융투자업계 유관기관장 연봉은 이 기간 1억6000만원대로 일괄 하향 조정됐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부실채권 문제는 금융기관에서 항상 생길 수 있는 일"이라며 "임원 유형별 연봉액 미공개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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