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새로운 은행 자본ㆍ유동성 규제인 '바젤III'를 총족하려면 미국 대형 은행들이 최대 1500억 달러에 이르는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바클레이스캐피털은 최신 보고서에서 바젤III가 적용되면 미국 상위 35개 대형 은행들의 자본 부족액이 1000억~1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스는 특히 전체 부족 자본의 90%가 씨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 등 상위 6개 은행에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스는 바젤III가 은행권에 두가지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본자본(Tier1) 규제와 리스크 조정 요소를 늘리라는 요구가 그것이다.
바젤III는 오는 2019년까지 핵심 Tier1 최소 비율을 현행 2%에서 7%로 높이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완충자본을 더하면 핵심 Tier1 비율은 8%로 늘어난다.
바클레이스는 은행권이 수익률을 높이고 주식발행 규모를 늘려 자본을 늘리거나, 대출 제한 등을 통해 위험 가중 자산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위험 가중 자산을 줄이는 데 따라 자본도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톰 머과이어 바클레이스캐피탈 자본자문그룹 대표는 "미국 대형 은행들은 대부분 필요한 자본을 확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는 대출 비용과 은행의 수익성에 미칠 영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은행들이 1250억 달러의 위험 가중 자산을 줄일 때마다 100억 달러의 자본이 잠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FT는 미국 은행권은 유럽 은행들이 수년간 따라온 바젤II의 규정까지 충족시켜야 하는 상황이라서 바젤III가 적용되는 데 따른 충격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크레디트아그리콜은 자회사인 CLSA를 통해 14개의 미국 은행들이 8%의 Tier1 비율을 맞추려면 적어도 410억 달러의 자본을 더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마이크 메이요 유에스뱅크스 애널리스트는 "미국 은행에 대한 새로운 규제의 영향력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현재 가장 믿을 수 있는 것은 은행들이 내세운 전망치밖에에 없어 불확실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바클레이스는 35개 미국 은행이 오는 2015년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바젤 유동성 조건을 만족시키려면 현금을 비롯한 유동성 자산 5000억 달러도 모자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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