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의 중국이야기 3-4>무주택이 자랑인가. 가난은 권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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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0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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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 너무 싸다’ 독설에 전 중국이 들썩

[최헌규의 중국이야기]
3장.회오리 치는 부동산 광풍
3장-4 무주택이 자랑인가. 가난은 권세 아니다
집값 너무 싸다 독설에 전 중국이 들썩
 
본토에서 살기가 너무 힘들다. 홍콩으로 이사를 가야겠다.  중국의 집없는 팡누(房奴)들이 집값 높기로 소문난 홍콩을 끌어들여 치솟는 중국 집값을 한탄하는 냉소적 우스개 소리다.
 
주택가격이 너무 비싸다는게 중국 사회의 중론이지만 게중에 집값이 아직 싸다고 목청을 높이는 사람도 있다.
 
바로 상장기업 화위안(華遠)의 런즈챵(任志强) 회장이라는 사람이 중국 부동산 저평가론의 중심인물이다. 런 회장은 수급과 건축비 등을 감안할 때 중국 부동산은 상당기간 더 올라야한다는 상승 당위론을 역설하고 있다. 경제 지표와 물가를 비교할때 부동산 만큼 오르지 않는 상품이 없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팡누들은 런 회장을 균형감각이 없는 독설가나 정신나간 인사 취급을 하면서 공공의 적으로 지목하고 있다. 사람들은 집값에 대해 13억명의 인민이 모두 비싸다고 하는데 런즈챵 혼자서만 싸다며 허튼 소리를 해대고 있다고 쏘아붙인다.  
 
하지만 입담 좋은 런 회장은 이런 집값 논란에 한치의 양보도 없다. 개혁개방이후 30년간 경제규모(GDP)는 3000여억위안에서 30조위안으로 100배나 불어났다. 근로자 평균월급은 28위안에서 2800위안으로, 배추값도 2펀(分)에서 2위안으로 역시 100배씩 올랐다. 같은 기간 유독 부동산만 16.6배 상승에 그쳤다. 이런데도 집값상승을 타박할수 있나.
 
이에대해 팡누들과 전국 네티즌, 경제학자들은 대자본의 석유메이저가 석탄재나 주어 연명하는 민초들의 고달픔을 어찌 알겠냐며 맹비난하고 있다. 한 경제학자는 배추가 아니라 컴퓨터를 예로 들어보자며 컴퓨터는 10년전 가격의 20% 수준인데 런 회장의 방식대로라면 10년전 ㎡당 1984위안이었던 아파트 가격은 ㎡당 396위안으로 내려야하는 것 아니냐며 황당무계한 궤변을 당장 그치라고 반박한다.
 
한 네티즌은 이 경제학자의 주장에 호응해 맞아요. 런즈챵의 논리대로 라면 30년전 2만위안 하던 무전기(휴대폰)가격도 200만위안(4억원)으로 인상해야한다는 얘기네요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베이징의 보통 아파트 한 채 가격이 도심 인근 4환로 주변에서 약 195만 위안이라며 연봉이 770만위안(약 16억원)인 런 회장 입장에선 두어달치 월급이면 집 한채를 살수 있는 있으니 집값이 쌀 수 밖에 없겠다고 꼬집었다.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전국 평균 집값은 지난 2001년 ㎡당 2170위안에서 2008년 ㎡당 3919위안으로 올랐다. 도시주민의 지난 2008년 가처분 소득이 1만5781위안임을 감안할때 80㎡짜리 서민 주택 한 채를 마련하는데 20여년이 걸린다는 것으로 그만큼 주택 가격의 왜곡이 심하다는 얘기다.    
 
세상이 뭐라고 비난을 퍼붓든간에 런 회장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가난은 권력이 아니다며 부동산 시세를 논할때 서민들의 처지만 아니라 부자나 부동산 개발상들의 입장도 고려해야한다고  되받아 친다. 또한 자신은 가난뱅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부자들을 위해 집을 짖는다고 각을 세운다.
 
런 회장은 1951년생 산동(山東)출신으로 런민(人民)대 석사과정을 밟고 지난 1993년에 화위안 부동산을 창업했다. 재계로 진출하기전 베이징시 정협위원까지 지낸 런 회장은 거칠고 서슴없는 독설로 인해 업계안팎에서 런 대포라는 악명을 얻고 있다.
 
부자와 가난뱅이의 주택이 구분되는 것은 아주 당연한 현상이다.
상품가격이 결정되는데 왜 대중이 나서서 참견하고 감독하는가.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런 대포의 입에선 사회적으로 파란을 일으킬만한 주장들이 하루도 그침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얼마전에는 부동산은 본래 폭리산업이며 부동산 투기를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했다가 입에 담지못할 비난이 쏟아지자 나를 오물에 비유하는 것은 오물을 모욕하는 것이라는 독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ch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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