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임명찬 기자)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늘며 한국의 단기외채 비율이 3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0년 9월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단기외채 비율은 50.2%로 지난 6월 말 대비 4.0%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6년 말의 47.6%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단기외채 비율은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외채를 준비자산인 외환보유액으로 나눈 수치다. 단기외채 비율이 높을수록 외화유동성 위기에 빠질 확률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말 74.5%에서 하락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단기외채 비율이 축소되고 있는 것은 선물환 포지션 등 당국의 외채 규제조치로 차입규모가 줄어든 반면, 외환보유액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말 현재 단기외채 잔액은 1456억 달러로 6월 말보다 31억 달러 감소했다. 단기외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의 차입은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 등의 영향으로 3·4분기 중에만 33억 달러가 줄었다.
같은 기간 외환보유액은 156억 달러 늘며 2898억 달러로 확대됐다.
다만 전체 대외채무 잔액은 장기외채 증가의 영향으로 136억 달러 증가한 4154억 달러를 기록했다.
장기외채가 늘어난 것은 금리차를 노린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고채 등 장기채권을 집중적으로 매수한 결과다.
대외채권 잔액은 외환보유액 증가에 힘입어 266억 달러 늘어난 4548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394억 달러로, 지난해 3분기부터 대외채권국 지위를 유지했다.
대외채무에 직접투자·주식투자·파생금융상품투자 등을 더한 외국인투자 잔액은 8178억 달러로 3분기 중 631억 달러가 늘었다.
이는 주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평가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외투자 잔액은 6638억 달러로 같은 기간 411억 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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