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많던 4대 국새, 국가기록원 서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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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2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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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에 보관될 제4대 국새. 제작단장인 민홍규씨가 국새의 봉황 부리 아래쪽에 자신의 성을 한자(閔)로 새겨넣었다. 사진 오른쪽이 봉황 부리 아래쪽을 자세히 들여다 본 모습. (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각종 의혹을 불러일으킨 제4대 국새(國璽)가 폐기될 전망이다.

행안부는 23일 "최근 복원된 3대 국새를 다시 쓰는 근거 조항이 담긴 '국새규정' 개정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통과되면 이르면 26일부터 4대 국새를 폐기하고 3대 국새를 5대 국새가 만들어질 때까지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대 국새는 몸체에 'Y'자 형태의 금이 생겨 사용이 중단됐으나 최근 한국기계연구원에서 복원됐다. 하지만 균열을 근본적으로 해결한 것이 아니라 균열의 진행 속도를 늦춘 형식이다.

4대 국새는 제작단장 민홍규씨가 전통기법으로 만들지 않는데다 여기저기 민씨의 이름 등 개인적인 문구가 적혀 있는 사실이 드러나 국가 상징물로서 권위를 상실해 폐기가 결정됐다. 이 국새는 조만간 경기도 성남시 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의 행정박물 보존서고로 들어갈 예정이다.

민씨가 제작한 4대 국새에서는 '대한민국' 글자 중 '대' 자의 디귿 사이에서 민씨의 한문 이름과 제작 연도인 '二千七年 閔弘圭作(이천칠년 민홍규작)'이 발견됐다.

국새 봉황의 턱 부분에는 새겨진 민씨의 성 '민(閔)' 자도 드러났다. 특히 부리 밑 '민' 자는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전혀 알아챌 수 없도록 암호처럼 새겨져 있다.

이를 놓고 민씨가 '국새를 찍을 때마다 국새가 민씨에게 인사하게 했다'는 등의 해석도 나오고 있다. 민씨는 시방서에 있지도 않은 이상한 문구들을 국새의 훤히 보이는 곳 여기저기에 새겨 놓았다.

봉황 꼬리 안쪽에는 세로로 '태평년(太平年)', '만세새(萬歲璽)'라고 썼으며 손잡이 받침대 부위에는 '太平萬年(태평만년)'이라는 글씨를 적었다.

행안부는 최근 5대 국새 제작을 위해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국새의 소재를 무엇으로 할지 검토하고 있다.

속학자 등 과학자들은 현시대의 첨단 금속기술인 티타늄 합금으로 국새를 만들자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역사학자와 전각자 등은 전통적인 금합금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는 자문위원회의 이견을 조율해 조만간 국새의 소재를 확정하고서 국민공모 등 남은 절차를 차질없이 추진해 내년 6월까지는 5대 국새를 선보일 방침이다.

h991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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