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원래 스포츠 강국인데다 한 국가로 보기에는 너무 큰 대국이다. 더구나 이번엔 홈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치른다. 22일 현재 메달 집계를 보면, 중국은 금메달을 154개나 획득해 자신을 제외한 33개 나라와 지구(홍콩, 마카오)의 금메달 합계(173개)와 거의 맞먹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결국 중국 한 나라가 30개 국가에 버금가는 금메달을 따낸 셈이다.
그러나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한 가지 더욱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중국은 154개의 금메달 중 86개를 여자가 따낸 반면 남자는 절반에 훨씬 못 미치는 57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뿐이다. '여강남약(女强南弱)' 현상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한국은 남자 팀이 36개를 땄고 여자 선수가 20개를 따내 남자가 거의 배에 가까운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일본은 남자 선수가 17개, 여자 선수가 12개를 획득했다. 남녀가 거의 반반 얻은 셈이다. 결국 금메달 전체 수는 한국이 중국의 1/3정도에 머물렀지만, 남자만 비교하면 중국과 한국이 각각 57개와 36개로 차이가 크게 줄어 듦을 알 수 있다.
평소 많은 사람들이 "중국은 여자가 드세다"고 말해왔다. 전통적으로 중국은 한국이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남존여비'의 유교적 전통이 강했다. 그러나 신(新)중국 출범 후 마오(毛) 주석이 여성해방을 주창하고 '세상의 절반인 여성(半邊天)'의 사회참여를 보장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남녀가 대등하게 생활전선에서 활약하며 오히려 여권(女權)이 남권(男權)을 능가하게 된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도 중국여성의 권리가 남성 못지 않게 강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금메달 집계를 지켜보면서 이 같은 세간의 평가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게 된다. 한국 역시 여자 선수들이 갈수록 뛰어난 활약을 하는 것도 여성의 사회참여가 강화되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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