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코오롱건설이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 '오투리조트'에 투자했다가 공사비 등 수백억원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건설은 태백시와 공동으로 태백관광개발공사를 설립하고 오투리조트를 건설했지만, 회원권 분양 등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공사대금 약 890억원 정도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오투리조트는 지난해에만 약 208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경영이 악화되면서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은행 차입금에 대한 원금은 물론 이자도 못낼 정도다.
태백관광개발공사 관계자는 "현재 코오롱건설에 대한 공사비 지급은 물론 다른 사용 경비도 지급이 어려울 정도의 재정상태"라며 "다른 민간 기업에 오투리조트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투리조트를 개발한 태백관광개발공사에 자본금 294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28%를 보유한 코오롱건설의 경영실적도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오투리조트 건설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왔으나 공사비도 못 받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코오롱건설은 이외에도 공사를 해놓고 못받은 미수금이 지난 2008년 5885억원에서 지난해 7475억원으로 27%(1590억원)나 늘었다. 올해 1~3분기 공사 미수금도 7425억원으로 지난해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또한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75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1~3분기 누적 299억원의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코오롱건설 건축사업부문의 영업손익은 올해 1~3분기 약 4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코오롱건설은 오투리조트의 공사비 미지급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경기도 과천시에 위치한 코오롱타워를 지주회사인 코오롱㈜에 매각했다.
코오롱건설 관계자는 "오투리조트 회원권 분양이 기대 만큼 잘 되지 않고 있다"며 "공동 투자자인 상황에서 무조건 공사대금 지급을 독촉할 수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백관광개발공사는 태백시가 53.9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어 코오롱건설이 27.97%, 금호산업 9.33%, 대양 4.66%, 우영종합건설 4.09%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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