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아토와 아이피에스가 합병절차를 본격 진행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 장비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수년내 업계 1위인 주성엔지니어링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 회사는 전날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 계약 원안에 승인했다. 합병기준일은 12월 29일. 합병비율은 아토 1주당 아이피에스 2.1177주다. 이에 따라 내달 23일 아토와 아이피에스는 거래정지 기간을 갖고 내년 1월 14일 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원익그룹의 계열사로 아토는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공정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절연막 증착장비 점유율 1위 업체다. 아이피에스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산화막 및 메탈 증착장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고, LCD 드라이에처와 태양광 장비에서 삼성전자의 핵심업체로 꼽힌다.
양사 합병으로 사업영역이 주성엔지니어링과 거의 일치하게 됐다.
물론 양사의 합병(합병아토)에 따른 규모의 경제로만 업계 선두자리를 평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국내 고객사 확대다. 삼성전자 신수종 사업인 솔라셀 장비 관련 핵심업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성장 잠재력에 대한 평가에는 이견이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합병의 결정적인 이점은 고객기반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인데, 특히 하이닉스·삼성전자 등 국내 고객사(반도체업체) 납품 비중이 높아질 수록 해외수출시보다 단가 경쟁력을 낼 수 있어 긍정적"이라면서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국내보다 해외고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다소 불리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아토와 아이피에스의 제품 수출비중은 각각 1%, 18%를 차지하는 데 비해 주성엔지니어링은 47.0%로 높다.
상장예정인 자회사 원익머트리얼즈의 프리미엄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아토는 원익머트리얼즈의 지분 96.8%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반도체 공정가스인 암모니아(NH3) 제조기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원익머트리얼즈의 2007~2011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27.0%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률도 20.0%대를 견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원익머트리얼즈는 연간 여업이익 500~600억원을 꾸준히 내고 있는 '알짜'기업으로, 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효과로 지분법 이익은 2011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규모측면으로 양사 단순합산 시가총액은 주성엔지니어링보다 뒤진다. LIG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합병아토와 주성엔지니어링 시가총액은 각각 5098억원, 6455억원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합병아토의 밸류에이션 저평가와 함께 선발주 프리미엄을 적용하면 상승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이 증권사는 합병아토 출범 이후 약 6000~7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돼, 합병비율을 감안한 합병아토의 적정주가는 약 1만9000~2만20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봤다.
현재 아토의 주가는 7500원대, 아이피에스는 1만5000원대, 주성엔지니어링은 1만8500원대를 기록중이다.
올해 실적은 합병아토(양사합병 지분법 이익 제외)가 주성엔지니어링을 소폭 앞설 전망이다.
합병아토의 2010년 예상매출액은 3800억원, 영업이익은 600억원, 순이익은 약 650억원으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주성엔지니어링의 매출예상치는 4220억원으로 앞섰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70억원, 400억원으로 뒤질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상반기에도 합병아토의 매출과 순익은 각각 1.2배와 2.5배 높았다.
김명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LCD 설비투자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지만 2011년 솔라셀 장비는 실적개선을 이끄는 확실한 제품군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매출 4000억원 중반을 상회하는 국내 대표 장비업체로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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