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야기 4장 새로태어나는 중국공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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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0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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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헌규의 중국이야기> 7 황제를 대체한 중국 공산당 7-1 피로감을 호소하는 라오바이싱들

2009년 가을 중국 남부연안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로 향하는 상하이 교외 도로.
‘젠장. 말로만 부빈(扶貧)이지…’  방금 상하이 시내를 빠져 나오면서 신호와 속도 위반으로 150위안짜리 벌금 스티커를 떼고 잔뜩 화가 난 헤이처(黑車 불법 자가용택시) 기사 웨이(魏)씨. 그는  항저우로 향하는 돌케이트에서 다시 80위안의 통행료를 내려고 지갑을 열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벼가 노랗게 잘 익었네. 날씨도 참 좋고...
운전기사의 노기를 애써 외면한 채 짐짖 태평스런 표정을 지으며 창밖으로 눈을 돌렸다. 중얼거리는 소리에 그제서야 옆에 승객이 앉아 있다는 사실을 의식했는지 기사는 화가 좀 누그러진 말투로 얘기를 건네왔다.

그래요, 상하이 날씨는 이맘때가 가장 좋아요. 하지만 곧 찾아올 겨울은 스산해요. 당신 외지 사람 맞지요. 북방에서 왔나요?
대답과 함께 이어진 기사의 물음에 라고 대답해 놓고 넌지시 아까 왜 그렇게 화가 났었냐고 물었다. 
왜냐고요? 관료들이 라오바이싱(老百姓)들의 삶을 돌보기 보다 제 뱃속 채우는데만 급급해요. 공과금과 세금만 많아지고.... 또 부패한 간부들이 너무 많아요
후진타오(胡錦濤) 지도부는 인민을 중시하는 이런웨이번(以人爲本)을 통치이념으로 내세우고 있지 않나요. 인민들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존경하고 그의 친민 정책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는것 같던데요.

이렇게 묻자 그는 중앙 지도자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지방정부 지도자들이 문제라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천량위(陣良宇) 상하이(上海) 시 당서기가 지난 2006년 뇌물수수등에 연루돼 체포된 것은 지방 지도자 부패의 단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외국인이 중국에 대해 갖는 호기심중 하나는 잡다한 모순을 끌어안고 달리는 중국 공산당 일당 독재호가 어떻게 항해를 지속해 나갈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또 공산당 최고 지도부와 7000만 공산당원은 13억 인민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간파하는 일도 흥미있는 일이다.

중국인들은 공산당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여간해서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공산당에 대해 물으면 대개의 경우 다른 애기나 하자며 화제를 돌린다. 웬만한 관계가 아니면 정치권이나 공산당 지도부에 대해 갖고 있는 마음속 얘기를 듣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어쩌다 인민들의 심중에 있는 공산당 얘기를 듣게 되면 아주 흥미롭기도하고 생경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언젠가 베이징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은밀한 목소리로 자신은 공산당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공산당이 민생을 중시한다고 강조하는데 실제로는 인민들의 삶과 동떨어진 채 구호만 내세우는 예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샨시(陝西)성 시안(西安) 출신의 20대 초반 여성 옌(閻)도 공산당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가진 학생이다.  베이징에 와서 중국 현대미술을 공부하는 그녀는 아주 자유로운 사고를 지녔으며 짚시와 같은 풍모가 느껴지는 학생이다.
옌 학생은 중국과 공산당을 화제로 대화를 할때면 아무 거리낌없이 노골적이고 대담하게, 자기 견해를 털어놓곤 했다. 나는 국가라는 제도 자체를 반대해요. 새장의 새처럼 자유로워야 할 인민이 국가라는 틀안에 갖혀 마음껏 기상을 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예요. 
이 말을 듣고 있노라니 언젠가 함께 텐안먼(天安門) 광장을 걷던 중 그녀가 오성기를 보고 느닺없이 털어놓은 말이 떠올랐다. 광장 서쪽의 인민대회당에서 무슨 큰 정치행사가 열리던 날, 마침 광장에 힘차게 펄럭이는 오성기를 보고 그녀는 온통 새빨간 바탕색깔도 그렇고... 나는 저 오성기가 맘에 들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ch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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