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으로 분단된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 통일협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타결되지 않으면 2008년부터 시작된 협상이 좌초될 위험이 있다고 유엔이 지적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오는 3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할 보고서에서 그리스계 남키프로스와 터키계 북키프로스 간 통일협상이 질질 끌며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으며 돌파구가 생기더라도 내년 예정된 양측 선거로 방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반 총장은 "내년 총선 이전까지 실질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통일협상이 중단되고 좌초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내년 1월 제네바에서 남북 키프로스 지도자들을 다시 만날 계획이며 이때 중요한 쟁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2008년 이후 양측이 약 88차례 만나 통일협상에 일정 정도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나 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면서 "그간 여러 차례 밝혔듯 통일협상이 끝없이 계속될 수는 없으며 기회의 문이 빨리 닫힐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엔은 그동안 수차례 남북 키프로스 통일협상을 중재해왔으나 번번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08년 시작된 유엔 중재 통일협상은 권력분립에 대해선 일부 합의를 하기도 했으나 분단 시 상대 측 지역에서 이주해온 주민들의 재산권 문제 등은 협상 진전에 여전히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1974년 그리스와의 병합을 주장하는 친(親)그리스 군부에 의한 쿠데타가 발발하자 터키는 터키계 주민 보호와 키프로스 독립 보장이라는 명분으로 군대를 파견해 북키프로스를 점령했고, 이후 키프로스는 남북으로 갈라졌다.
국제사회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남키프로스를 키프로스 섬 내의 유일한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있다. 반면 북키프로스는 오직 터키로부터 독립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남북 키프로스 접경지역에는 유엔의 평화유지군(UNFICYP)이 주둔해 군사적 충돌을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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