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동안 '반(反) 러시아 친(親) 서방' 노선을 걸어왔던 우크라이나보다 냉전 시절 나토와 적대했던 러시아가 먼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이 25일 밝힌 것으로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23일부터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페레스 대통령은 25일 키예프에서 '지구화 시대의 정치.경제적 도전'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미국 및 유럽 사이의 완충지대 같은 상황에 빠졌다"며 "우크라이나는 아직 나토에 가입할 준비가 안 돼 있고 나토도 우크라이나를 그렇게 환영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기 전에 러시아가 먼저 나토 회원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페레스 대통령은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앞서 19~20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는 현재 세계에는 국가 간의 적이 없으며 (모두가 함께 대응해야 할) 전(全) 지구적 도전이 우선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레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방문 기간에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 블라디미르 리트빈 최고 라다(의회) 의장 등 정부 인사와 회담하고, 우크라이나 거주 유대인 문제와 국제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또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당시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던 유대인의 절반에 해당하는 10만명이 나치 점령군에 총살당한 우크라이나 서북부 '바비이 야르' 지역도 찾았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초 물러난 친 서방 성향의 빅토르 유셴코 전(前) 대통령 집권 기간(2005년~2010년)에 나토 가입을 적극 추진했다. 서방의 안보 지원을 받아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자국 국경 바로 인근까지 나토가 확대되는 데 민감한 반응을 보인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과 프랑스, 독일 등 일부 나토 회원국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올 초 취임한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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