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한국 육상 '희망 반, 걱정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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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2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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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침체에 빠졌던 한국 육상이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모처럼 힘을 내고 한국 선수단의 종합 2위 수성에 힘을 보탰다.

애초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6개를 목표로 했던 한국은 21일부터 26일까지 엿새간 중국 광저우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열린 트랙과 필드 45종목에서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을 모두 3개씩 따내며 목표치를 가뿐히 넘었다.

김덕현(25.광주광역시청)과 정순옥(27.안동시청)이 예상을 깨고 남녀 멀리뛰기를 석권했고 우승후보였던 이연경(29.안양시청)이 예상대로 여자 100m 허들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연경은 여자 트랙 선수로는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24년 만에 금메달을 보태는 영광도 안았다.

김유석(28)과 박재명(29.이상 대구시청), 김건우(30.문경시청)이 각각 남자 장대높이뛰기와 남자 창던지기, 남자 10종경기에서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박태경(30.광주광역시청)과 김현섭(25.삼성전자), 이미영(31.태백시청)도 남자 110m 허들과 남자 20㎞ 경보,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내년 대구에서 열릴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대한육상경기연맹은 결선(톱 10) 진출이 가능한 10개 종목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찾겠다며 '10-10' 전략을 세웠고 9개의 메달을 수확하면서 얼추 맞아 떨어졌다.

2006년 도하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에 머물며 1978년 방콕 대회(은 1개, 동 1개) 이후 최악의 성적은 남겼던 한국 육상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감을 찾고 한 단계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미래를 마냥 낙관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많다.

금메달 3개라는 외형적인 성과보다 기록이라는 내실을 따지면 세계선수권대회 전망이 절대 밝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신기록은 2개만 나왔다.

박태경이 13초48을 찍어 이정준(26.안양시청)의 기록을 2년 만에 0.05초 앞당겼다. 남자 50㎞ 경보에서도 한국기록이 바뀌었다.

멀리뛰기에서 자신의 최고기록(8m20)에 9㎝ 모자란 김덕현까지는 선전했다고 볼만 하다.

그러나 정순옥은 한국기록(6m76)에 23㎝나 모자란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고 이연경도 최고기록(13초00)에 0.22초나 늦었다.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박재명도 6년간 보유 중인 한국기록(83m99) 근처에도 못 가고 79m선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저조한 기록과 함께 단거리의 실패는 연맹 행정이 지금 같아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남겼다.

100m 한국기록이 31년만에 깨지면서 단거리가 기대를 모았지만 아시아의 벽을 넘지 못했다.

10초23으로 한국기록을 수립한 김국영(19.안양시청)과 10초32가 최고인 임희남(26.광주광역시청)은 준결승 고비를 넘지 못하고 짐을 쌌고 400m 계주는 첫 주자 여호수아(23.안양시청)의 허벅지 통증으로 제대로 된 게임조차 못하고 레이스를 끝냈다.

단거리는 마라톤과 함께 상징성이 큰 종목인 만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하지만 연맹의 판단 착오로 상승세를 타던 분위기는 다시 1년 전으로 퇴보하고 말았다.

결국 연맹은 현재의 좋은 분위기를 살려가되 한국 육상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각 종목을 총체적으로 점검, 기록을 더 끌어올릴 수 있도록 채찍질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대구 세계선수권대회가 9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선수 육성과 기록 향상을 이끌 전문 육상인에게 확실한 실권을 주고 연맹은 묵묵히 뒷받침을 한 뒤 책임을 물으면 된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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