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만난 아이들은 비교적 밝은 모습이었으나 유독 연평도의 집 이야기를 꺼내면 당황해하는 낯빛을 보였다. 집이 그립지 않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고 눈물을 글썽였던 아이도 있었다. 장 모군은 “집에 돌아가면 또 집이 무너지고 다시 지으면 또 무너지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하정 이화여자대학교 상담심리센터 전문상담가는 “재난이나 전쟁 상황을 경험한 아이들이 직후에 눈에 띄이는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이들은 돌연 이상 증후들이 나타나는 ‘외상후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외상후스트레스 장애(PTSD)의 증상으로 자다 깨거나 백일몽을 꾸거나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는 등의 경우를 들었다. 그는 “만성이 될수록 치료는 어렵다”며 “이러한 상태를 방치한다면 불안장애나 공포증 등으로 번질 수 있고 성인이 된 후 사회생활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학 정신과·행동의학과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PTSD는 심각할 경우 자살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하 상담심리전문가는 또 “아이들이 일상을 벗어나 집을 피해서 생소한 환경에 있는 것이 암암리에 새로운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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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가급적이면 최대한 빨리 전문가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이가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집단에서 공포스러웠던 경험을 나누며 그때의 감정을 무시하거나 억압하지 않고 표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각 시별로 있는 정신보건센터나 정신과협회, 상담심리협회 등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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