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관의 모든 업무가 중단된 휴일에 갑작스레 나온 제안이라 정부 차원에서 공식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그 동안의 입장을 고려해 볼 때 러시아 정부가 중국의 제안을 지지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극동연구소의 알렉산드르 제빈 한국학센터 센터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러시아는 항상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과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해 왔다"며 "이번에도 중국의 제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빈 센터장은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연이어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중국 측의 6자회담 대표 회의 제안에 곧바로 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것이 이해는 간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만일 한국 정부가 대화 제안을 거부하고 계속 대북 강경책을 유지할 경우 한국이 제외된 채 중국과 미국 간에 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4년 북핵 위기 때도 당시 김영삼 정권이 대북 강경책을 고수하다 북·미 간 포괄적 합의에서 한국이 제외당한 경험이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빈 센터장은 6자회담 수석대표 간 긴급 협의가 성과를 내 6자회담 본 회담이 개최될 경우 그 시점과 관련, "성탄절 연휴 등이 끼어 있어 내년 새해 연휴가 끝나는 시점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새로 개최될 6자회담에서는 "북핵 문제뿐 아니라 북한의 체제 안정 보장 등의 문제가 포괄적으로 논의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한반도 사태 해결의 돌파구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0년대 초반 러시아 외무부 차관과 한국 주재 대사를 지내고 현재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국제경제 및 국제관계 연구소(IMEMO)의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게오르기 쿠나제도 이날 전화통화에서 "러시아가 지금까지 계속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해온 만큼 중국 측의 대화 제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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