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현대건설 매각 서두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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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2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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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이 현대건설 매각을 서두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대건설 입찰 제안서를 받은 지 하루 만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가 하면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자금줄을 둘러싼 논란에도 29일 현대그룹과 양해각서(MOU)를 전격 체결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재검토할 만한 사항이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MOU 체결을 연기할 경우 법적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지만 금융권에서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지난 16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그룹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전날인 15일 오후 3시 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채권단 관계자는 "당시에는 현대건설 인수전이 가열되고 있어서 시간을 끌수록 외부로 입찰 결과가 새어나갈 가능성이 크고, 외부 입김이 작용할 수 있어 심사를 빨리 끝냈다"고 설명했다. 통상 인수·합병(M&A)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3일 이상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속전속결'인 셈이다.

하지만, 당시 금융권에서는 채권단과 공동매각주관사가 현대그룹이 시장의 예상을 1조원 이상 뛰어넘는 5조5100억원을 인수금액으로 써내자 매각차익 실현과 수수료 챙기기에 급급해 제대로 심사를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심사 과정에서 프랑스 나티니스은행에 예치된 1조2000억원의 예금이 논란이 됐음에도 예금의 존재 여부만 확인했을 뿐 출처를 확인하는 작업 없이 '자기자금'으로 인정했다는 것이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제시한 금액에 현대건설을 매각하면 4조7000억원 안팎의 차익을 거두게 된다. 은행별로는 외환은행 1조1800억원, 정책금융공사 1조615억원, 우리은행 1조94억원 등이다.

메릴린치, 우리투자증권, 산업은행 M&A실 등 매각주관사들도 기본 수수료 194억원 가량에다 보너스 486원 등 총 681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인수금액이 높아지면 수수료가 높아지는 구조여서 현대건설이 고가에 팔릴수록 매각주관사에는 이익이다.

현대건설 매각을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과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론스타는 최근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지분 매각 계약을 4조6888억원에 체결했다. 현대건설 지분매각 차익이 들어오는 점이 감안돼 매각 가격을 높였다는 후문이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분기 배당을 통해 현대건설 매각 차익을 가져가려고 매각을 서두른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내년 3월 말까지 인수대금을 낼 계획이어서 실제로 배당은 내년 4월에나 가능하다"며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그 이전에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 매각 차익을 배당으로 가져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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