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국내 건설업계가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도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개발비 증가는 대형건설사 중심으로 이뤄지고, 중견건설사들의 신기술 투자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쓴 건설사는 삼성물산(상사부문 포함)으로 약 8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지난 2008년의 788억원에 비해서 1.5% 정도 증가했다.
이어 시공능력평가 10위의 두산건설이 총 791억원을 기술개발을 위해 사용해 금액 기준으로 전체 건설사 중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8년에 비해서는 무려 74억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다만 올해는 3분기까지 212억4000만원에 그치고 있다.
GS건설도 지난 2008년 660억7000만원에서 올해 734억2000만원으로 연구개발비용을 늘리고 있다. 올해도 1~3분기 536억7000만원을 투자했다.
현대건설은 가장 가파른 연구개발비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8년 481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649억원으로 168억원 정도가 늘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 809억원을 넘어서 4분기를 포함하면 1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건설사 중에서는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의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각각 184억원, 64억원 정도로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롯데건설도 지난 한해 연구개발비가 32억1000만원에 불과했다.
중견건설사 중에서는 동부건설의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336억원 정도로 가장 높았다. 한화건설도 228억원 정도를 사용했다. 한라건설도 총 97억9000만원을 사용해 포스코건설이나 롯데건설, SK건설보다 많았다.
다만 동부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비가 262억원 정도였으며 한화건설도 51억6000만원 정도로 전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중인 건설사들은 연구개발비 사용이 크게 제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워크아웃 종료 이후에도 먹거리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워크아웃에 들어간 금호산업은 지난해 약 2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지만 올해는 3분기까지 3억9000만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초 워크아웃에 들어간 풍림산업도 지난 2007년 23억원에서 지난해 7억6000만원으로 67%나 급감했다.
국내 대표 건설사 중 하나였으나 지난 1997년 5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기업회생절차를 밟은 한신공영은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2600만원에 그쳐 아직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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