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2022년 월드컵 유치 실패의 원인에 대해 국내적 관심 부족과 카타르의 국가적 지원을 손꼽았다.
정 부회장은 3일(한국시간) 새벽 스위스 취리히 메세첸트룸에서 치러진 2018년 및 2022년 월드컵 개최국 발표를 마치고 나서 "국민에게 좋은 소식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아쉽다. 한고비만 넘기면 좋은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이날 3차 투표에서 미국, 카타르와 경쟁했지만 끝내 탈락했고, 카타르는 최종 4차 투표에서 미국을 제치고 개최국의 영광을 차지했다.
개최국 선거날이 음력 생일이었던 정 부회장은 "카타르는 국왕이 직접 비행기를 타고 직접 집행위원들을 설득하러 다녔다. 또 2018년 월드컵 개최국이 된 러시아도 국가적 지원이 대단했다"며 "이명박 대통령도 도움을 많이 줬지만 조금만 더 집행위원들을 만나줬으면 좋았을 뻔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 2차 투표에서 살아남으면서 계획대로 간다고 생각했다. 먼저 탈락한 호주와 일본이 한국에 도움을 줬는지는 알 수 없다"며 "일본도 한국과 가장 가까운 이웃인 만큼 서로 돕자고 얘기했는데 결과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혼자서 유치전을 치렀다는 지적에 대해선 "꼭 그렇지는 않다. 한승주 유치위원장과 이홍구 국무총리도 헌신적으로 뛰었다"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조금 미흡했던 것 같다. 나 역시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이어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한 이후 8년 만에 재개최에 나서면서 집행위원들이 상대적으로 기간이 짧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카타르 역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이어서 한국이 다시 월드컵을 치르려면 앞으로 20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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