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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때보다 가장 바쁘게 지내고 있는 무역보험공사 투자개발사업부 직원들. 안병철 부장(사진 오른쪽)과 직원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정부가 본격적으로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한 지난 2007년부터 가장 바빠진 부서가 있다. 다름아닌 무역보험공사의 투자개발사업부.
기업이 해외에 공장을 짓는다고 가정해보자. 공장을 지으려면 돈이 필요하고 때로는 원화가 아닌 달러를 빌려야 할 때가 있다. 국내은행들이 해외에서 달러를 빌려올때 붙은 조달비용때문에 기업의 금리부담은 엄청나게 커진다. 이때 공사가 보증을 하면 유럽계든 일본계든 직접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해외로 가보자. 얼마전 베트남의 한 기업은 공사 보증으로 자금을 조달, 중국 현지에 공장을 지을 수 있었다. 중장기 플랜트금융을 담당하는 투자개발사업부의 역할이다.
올해 초, 사업부는 변신을 시작했다. 기존 단기금융상품을 취급하던 고객(기업)을 직접 찾아다니며 플랜트금융을 설명하고 홍보했다.
안병철 부장은 “효성이 지난 4월 브라질에 섬유 스판덱스 원사 공장을 건설한다는 기사를 보고 직접 찾아갔다”며 “단기보험상품만 취급하던 효성이 우리와 중장기 계약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개발사업부는 공사 내에서 ‘엘리트 집단’으로 통한다. 다른 부서보다 금융 관련 전문성을 더 요구하기 때문에 경험도 풍부하고 연륜도 많은 편이다.
해외사업과 자원개발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10명밖에 안되는 인원이 서로 얼굴 보기도 힘들다. 지난 2일 어렵게 만난 직원들에게서 열정이 뿜어져 나왔다.
그 가운데 오주현 자원개발팀장이 단연 돋보였다. 그는 얼마전 지식경제부 경제사절단으로 아프리카에 다녀왔다.
“아프리카와 관련된 선입견은 모조리 버리고 왔어요. 자원부국인 아프리카는 말그대로 ‘기회의 땅’입니다. 하지만 금융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아프리카 현지 사정을 잘 알고 리스크 매니징을 잘 해야 하는 기관과 협조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공사는 지난 10월 27일 스탠다드차타드(SCB)와 업무협정(MOU)을 체결했다.
오 팀장은 “SCB는 아프리카에서 160개 지점을 갖추고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금융업무를 해왔다”며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에 필요한 금융경쟁력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업부는 지난 2008년 1월부터 반기에 한번씩‘광화문포럼’도 개최하고 있다.‘광화문 포럼’은 해외사업 개발과 금융 전문 종사자들이 모여 얼굴도 익히고 정보도 공유하는 소통의 장(場)이다. 관련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세를 타, 한번에 150명 정도가 모이기도 한다.
"이쪽 업계가 생각보다 좁아요. 회사 지하식당에 모여 삽겹살 구어 먹으면서 현안도 논의하고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의견을 나누다보면 좋은 해결책을 찾는 경우도 있죠.(웃음)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대한 사업에 금융인프라를 지원하는 일처럼 매력적인 일은 없을 겁니다."
당장 해외출장에 밤샘업무, 잦은 회의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들의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이유다.
mi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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