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한국여자골프협회(KLPGA) 정규투어 시드 순위 전’에 다녀왔습니다. 마지막 날이 되자 모두들 초조한지 낯빛이 어두웠습니다. 모두 안심할 수는 없나 봅니다. 조마조마한 시간이 지나고 선수들이 들어옵니다. 한쪽에서는 환호성과 잘했다고 토닥여주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또 한 곳에서는 울고불고 세상 끝난 것처럼 난리입니다. 떨어진 사람들은 조용히 백을 들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전쟁이 따로 없습니다. 생존경쟁. 제가 느낀 감정은 ‘아…정말 치열하구나. 여기가 바로 삶은 전쟁터’ 이었습니다.
어떤 부모님이 선수의 어깨를 두드리며 “괜찮아, 잘했어. 다음에 잘하면 되지. 이보전진을 위해서 일보 후퇴한다고 생각해”라며 격려합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선수한테 다음이라니…그게 무슨 위로의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아니 그 말이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부모님은 선수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아야 하는데, 무엇이 이보전진이고, 무엇이 일보후퇴인지는 알고 있을까요?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란 내가 무엇을 목표로 일을 진행하려다가 무엇이 잘못돼 실패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았을 때 하는 말입니다.
그 길이 옳게 가는지, 맞는 길인지…. 잘못된 길인지도 모르면서 정처 없이 가다가 막다른 곳에 도달하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이걸 다시 어떻게 돌아가야 하나, 그럼 어떤 길로 가야하나 이정표도 없는데, 난 어떻게 해야 하나. 정말 막막해집니다.
막연한 생각과 불안감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패닉상태에 빠질 것입니다.
누군가가 도와주길 바라지만 아무도 없습니다.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조차 옳은 길을 모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괜찮아,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다”라고 말해준다면 그 사람은 다시 빛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이보전진은 고사하고 계속 후퇴하다가 선수 인생 끝나는 것은 아닐지 걱정입니다.
인생이라는 것. 단 한번 뿐인 소중한 것입니다. 제대로 알고, 옳고 크게 살아봅시다.
누군가가 확답을 준다면 당신은 믿으시겠습니까? 믿고 갈 수 있겠습니까?
누군가가 나의 길을 알려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가 진정 가고자 하는 길을 알고 목표로 가는 최단 거리를 알고 달려갈 수 있다면, 그 목표에 도달해서 또 다음 목표를 향해 점점 발전해 나아가는 내 자신을 보며 마음껏 욕심을 부릴 수 있다면 그것이 정말 성공이고 행복이겠지요.
어줍은 말과 행동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그 자리에 만족하고 주저 앉아버리지 맙시다.
권오연 멘탈골프 클리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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