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향의 단체들은 거대 경제권과 FTA로 향후 경제적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에 진보단체들은 굴욕적 협상이라고 비판해 양진영 간 갈등을 예고했다.
보수 성향인 바른사회시민회의 운영위원인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추가 협상이 미국의 요구로 이뤄졌고 미국 자동차업계의 어려운 사정을 일부 반영해 준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균형이 깨질 정도로 심각한 양보가 있었던 건 아니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이번 협상 타결은 한·유럽연합(EU), 한·미 FTA로 양대 거대 경제권과 FTA 시대를 열게 됐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며 “요즘처럼 어려운 국제 통상환경에서 우리 경제와 기업이 기대할 수 있는 경제효과는 상당히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대정신의 허현준 사무국장은 “한미 FTA는 경제적인 이익을 나누는 협정이기도 하지만 한국과 같은 조건에서는 한미 양국의 우호 증진이나 국가 안보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협정”이라고 평가했다.
허 국장은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를 거치며 한미 FTA의 많은 내용이 합의됐고 대체로 한국에 막대한 이익이 간다는 것이 이미 확인됐다”고 말했다.
반면 진보 성향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고계현 정책실장은 “우리가 전략적 우위에 있는 자동차를 내주고 돼지고기 관세 철폐 기간을 연장했다고 하지만 돼지고기는 우리의 수출 품목도 아니고 여러 곳에서 수입하고 있다”며 “대책 없는 퍼주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고 실장은 “투자자국가소송제 같은 법률적인 문제는 건드리지도 못했다”며 “굴욕적인 협상 결과에 국민적 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 암담하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사회경제국장도 “일방적인 양보를 거듭한 협상”이라며 “국회에서 비준을 반대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국장은 “투자자국가소송제나 역진방지조항 등 온갖 독소조항을 그대로 남겨둔 채 재협상은 절대 없다고 해 놓고 자동차 분야에서 다시 양보만 했다”며 “국회에서 절대 비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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