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P-경영카페> 이야기가 끝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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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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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에도 스토리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심지어 최근 현대건설의 인수과정에서도 스토리텔링이 활용됐다. 자금력 등 소위 스펙에서 열세였던 현대그룹이 적통성과 여론 홍보를 위해 창업주 회장의 스토리를 꺼내 들어 치열한 인수 경쟁에 힘을 보탠 것이다.
 
 기업 경영에서 스토리와 스토리텔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가히 ‘스토리 경영’이라 부를 만하다.
 
 LG경제연구원 김국태 책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살아 숨쉬는 스토리’를 강조했다.
 
 스토리의 위력에 주목하게 된 기업들이 저마다 스토리 경영을 외치기 시작했지만, 막상 실행은 쉽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세상에 널려 있는 게 스토리라고 하지만 뒤집어 얘기하면, ‘그저 그런 얘기를 그저 그런 방식으로 이야기하기’가 십상”이라며 “결국 스토리 경영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스토리와 스토리텔링의 차별화 여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살아 숨쉬는 이야기’를 전제 조건으로 삼았다. 그렇다고 매번 완전히 새로운 얘기를 지어낼 필요는 없다고 했다. 다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건과 갈등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례로 미국 몬타나주립대의 로널드 토비어스 교수는 고전 속에 들어있는 사건들의 배열을 분석하여 인간을 사로잡는 이야기의 패턴 20가지를 제시했다. ‘추구, 모험, 추적, 구출, 탈출, 복수, 수수께끼, 라이벌, 희생자, 유혹, 변신, 변모, 성숙, 사랑, 금지된 사랑, 희생, 발견, 지독한 행위, 상승과 몰락’이라는 플롯 패턴으로 모든 이야기가 설명될 수 있다는 것. 기발한 착상 보다는 이러한 패턴들의 조합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김 연구원은 세상을 둘러싸고 있는 ‘스토리’의 힘에 주목하기 시작한 기업들은 스토리 경영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스토리 경영 시대에 스토리 자체에 매몰되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추구하는 본질은 단지 이야기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스토리가, 기업의 가치를 소통하고 몰입과 공감을 얻어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대안이라는 점에서, 미래 경영에 필수적인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목적과 수단을 혼동된 ‘스토리를 위한 스토리’ 내지 진실성 없이 의도된 허구적 스토리텔링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꿈과 가치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기업 활동을 통해 스토리가 실체로 뒷받침될 때 스토리는 진가를 더 발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스토리→꿈→실체→스토리’로 이어지는 스토리 경영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를 통해 단편적인 일회성 스토리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연계돼 일관된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는 네버엔딩 스토리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김 연구원은 “기업들은 경영에 스토리 도입을 활발히 하겠지만, 이야기를 빼면 과연 무엇이 남을지를 진지하게 자문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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