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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잡기> 유재한 사장, 현대건설 M&A 의도적 깽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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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0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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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상준 기자) 한 입으로 열 말하는 유재한 사장에게 “입을 닥치시요”라고 하고 싶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를 왜곡하는 고의성이 짙은 의도적 개입이라는 의혹의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다.
 
 현대건설 인수합병(M&A)건은 국내 최대의 이슈가 되어 시장에서 회자 된지 제법 시간이 지났다.
 
 시장에서는 현대건설 M&A에 대한 결말이 맺어져 어느 기업이 인수를 하든 신성장 동력으로 재탄생하고 그동안 시장에서 떠돌며 부모 없는 자식의 모습으로 살아온 현대건설이 아닌 어엿한 가정을 이룬 현대건설의 모습을 기대한다. 그리고 승자의 저주가 아닌 승자의 행운으로 기업이 살아 남길 바란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애비 찾기가 이렇게 역주행할 줄이야 그 누가 알았겠는가? 물론 이런 진흙탕 같은 혼탁한 싸움의 배경에는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주도적 책임이 있다.
 
 그런데 현대가의 시아버지(정몽구)와 제수씨(현정은)의 양자간 골 때리는 싸움의 진원지에 대한 궁극적인 원인을 내버려 두고라도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그는 바로 유재한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
 
 채권단의 일원으로써 가장 중립적인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자사적 판단을 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꾸려 나가는 공기업으로써 역할이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며 개인적·정치적 성향을 막 내지르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유재한 사장의 잇따른 말 바꾸기가 현대건설 인수전을 더욱 꼬이게 만들고 있다.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현대건설 매각 문제가 유재한 사장이 뱉어 버리는 한마디 한마디가 고비마다 인수전의 흐름까지 바꾸고 있는 것이다.
 
 유재한 사장의 현대건설 매각 문제에 대한 발언을 잠깐 정리해 보자.
 
 # 지난 11월 29일 외환은행과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MOU를 맺은 직후 열린 유재한 사장의 기자회견.
 
 유 사장은 “외환은행이 충분한 협의 없이 MOU를 강행했다”며 “현대그룹이 인수자금과 관련된 충분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MOU를 해지할 수 있다”고 공세를 폈다.
 
 유 사장의 이 같은 발언으로 고조되는 의혹에도 불구, ‘법대로’를 외치며 일정을 강행하던 외환은행과 현대그룹은 일거에 수세로 몰렸고 그때까지 외롭게 반대 목소리를 내던 ‘예비후보’ 현대차그룹은 환호성을 질렀다.
 
 # 유재한 사장은 지난 12월 1일 동양종합금융증권의 투자금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에 확인을 요청하겠다며 전선을 확대. 그는 “재무적 투자자인 동양종금과의 풋백옵션 등 관련 투자조건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있다”며 “채권단과 함께 금융당국에 사실확인을 의뢰하겠다”고 했다.
 
 현대그룹은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유 사장을 맹비난했지만, “모든 의혹은 남김없이 확인하고 가야 한다”는 그의 기세는 여전하다.
 
 # 하지만 이번 주 들어서는 줄곧 ‘확실한 증거를 내놓으라’며 현대그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기업 사장으로서 유 사장이 정부의 의중을 대변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 사장은 이에 대해 “현대건설 인수자금은 투명해야 하며 MOU를 통해 확인 근거가 마련됐으니 자세히 보자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사실 최근의 유 사장의 태도는 매각 초기와는 사뭇 다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전은 물론, 16일 선정 직후에도 그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했다”며 채권단의 결정을 옹호했다.
 
 유 사장은 지난달 16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정해진 기준에 따라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했다”며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문제가 없음을 밝히고 채권단의 결정을 지지했다.
 
 현대그룹의 프랑스 나티시스은행 예치금 1조2000억원에 대한 의혹이 점차 커지고 급기야 지난달 24일 국회 정무위에 출석했을 때도 그는 채점기준표까지 제시하며 “우선대상자 선정에 문제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동양종합금융증권 투자금과 관련해서도 “동양종금에 풋백옵션이 부여돼 있다고 판단해 타인자금으로 간주, 현대그룹에 불리하게 평가했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그룹의 동양종금 자금에 대해서는 김효상 외환은행 여신관리본부장도 “동양종금과의 문제는 해결이 됐다”고 일축한 사안이다.
 
 갈지자 횡보를 하는 유재한 사장의 발언이 최근에는 줄곧 ‘확실한 증거를 내놓으라’며 현대그룹을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기업 사장으로서 유 사장이 정부의 의중을 대변하고 있다”는 다분히 음모론적인 추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 사장의 잇따른 발언과 입장발표 등은 현대그룹의 MOU를 해지하려는 계획된 수순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MOU가 해지돼 현대건설 매각이 장기화한다면 책임론까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만약 MOU가 해지된다면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당연히 법원에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고, 그에 따른 소송이 대법원까지 간다면 수 년의 세월이 그냥 흘러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이 중단된다면 채권단은 5조5100억원 가량의 매각대금을 받지 못한다”며 “이는 투입된 공적자금에 엄청난 프리미엄을 붙여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대건설 매각 자체가 무산될 경우 채권단의 일원이자 공기업인 정책금융공사 수장인 유재한 사장도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업무상 배임 및 직무유기에 대한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 사장은 이에 대해 “현대건설 인수자금은 투명해야 하며 MOU를 통해 확인 근거가 마련됐으니 자세히 보자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당장 실제 대상자인 현대건설 모든 임직원들의 혼란은 법정관리를 받고 힘들어 하던 이전의 모습 보다 더 힘들어 보인다.
 
 결국 진흙탕 싸움으로 사생결잔의 장이 되어버린 현대건설 매각 문제를 유 사장이 어떻게 풀 지 주목되고 있지만 현대건설 앞날을 책일질 운명의 결정이 될 공기업 사장으로서의 입 한마디 한마디가 더욱 중요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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