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강소영 기자) 그 동안 각종 경품을 남발하며 신용카드 발급량 늘리기에만 급급해왔던 중국 은행업계가 이제 차별화 된 마케팅으로 신용카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 런민(人民)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중국 은행권 신용카드 발급량은 무려 2억700만장. 중국의 1/4분기 말 기준 신용카드 결제금액은 2조3000억 위안(한화 약 390조원)을 기록했다.
세계 2위 카드사인 마스터카드는 오는 2020년까지 중국에서 9억 장의 신용카드가 발급돼 중국이 세계 최대 신용카드 사용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한 조사에 따르면 30% 정도의 신용카드 사용자들은 각 은행 별 신용카드 서비스에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국 은행들은 타겟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차별화된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수단은 바로 상위층을 겨냥해 프리미엄 카드를 발급하는 것.
리차이저우바오(理財周報)는 최근 중국 4대 은행이 백금카드 발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 건설은행은 최고 한도액이 500만 위안(한화 약 8억5000만원)에 달하는 ‘다이아몬드’카드를 발급하고 나섰다.
은행들은 프리미엄 카드 사용자에 걸 맞는 골프연습장 우대혜택, 골프대회 개최 등과 같은 각종 부가가치 서비스도 함께 내세운다. 특히 공상은행은 최근 신용카드 이용자의 골프 핸디캡 인증 서비스기능을 포함한 골프애용자 전용 신용카드를 중국 최초로 출시해 인기를 모았다.
젊은 층이나 비즈니스 층을 집중 공략한 신용카드도 눈에 띈다.
푸둥개발은행은 최근 젊은층을 겨냥한 와우(Wow) 카드를 출시하는가 하면 비즈니스층을 공략하기 위해서 각종 항공·호텔·백화점 등과 연계된 신용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인터넷이나 휴대폰 기능을 이용한 신용카드 서비스도 출시되고 있다. 중국 공상은행 등은 모바일 신용카드를 출시해 휴대폰으로도 손쉽게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신용카드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하자 대형은행들은 최상위층 고객으로 눈길을 돌리고 나섰고 중소 은행의 경우엔 이색적이고 개성있는 카드 서비스를 내놓아 일반 고객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 3/4분기 기준 중국 신용카드 연체액은 전 분기 대비 8.5%나 늘어나 79억2100만 위안(한화 약 1조3000억원)에 달했다. 은행에서 마구잡이로 카드를 발급하면서 실제로 ‘놀고 있는’ 휴면카드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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