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험기간 중 무역결제에 위안화를 사용하는 사례는 급속히 증가했다. 상하이 및 광둥성 4개시의 위안화 무역결제액이 2009년 하반기 36억 위안(646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06억 위안(12조6700억원)으로 약 20배 급증했다. 지역은 상하이와 홍콩에 집중됐다. 2009년 7월 이후 1년의 시범실시 기간에 중국경내 지역 중 상하이의 위안화 무역결제규모가 189억 위안에 달했으며, 경외에서는 홍콩이 위안화 역외 무역결제의 75%(556억 위안)를 점유했다. 이제 수출 환급세와 수출입 통관 보고 등 절차 면에서도 안정화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계 은행은 자행 경외기구와 위안화청산협약 체결을 확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지 외국계은행들과도 청산협약 체결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 하나, 부산, 외환, 대구, 광주 등 우리나라 시중 은행들도 속속 위안화 무역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을 중심으로 위안화 채권발행을 위한 제도적 발판이 마련되고 중국내 금융채 시장에 대한 외국계의 투자를 허용하는 등 위안화 채권시장도 점차 개방되는 중이다. 홍콩 정부는 지난 2월 해외기업이 홍콩에서 위안화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8월에는 맥도날드가 외국계 비금융권 중 최초로 홍콩에서 위안화 채권(2억 위안, 연리 3%, 2013년 11월 만기)을 발행해 역외 위안화 회사채 발행(딤섬본드)의 물꼬를 텄다.
위안화 채권시장 활성화는 위안화 무역결제 취급은행들이 중국내 채권시장에서 보유 위안화를 운용하여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또한 지난 8월 중국인민은행은 해외투자자들이 중국은행간 채권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선별적 허용했다. 대상 외국인 투자자는 중국인민은행과 통화스왑계약을 맺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 홍콩 및 마카오의 역외 위안화 청산은행, 위안화 무역대금결제은행 등 3개 그룹이다. 중국인민은행은 현재 한국, 홍콩, 말레이시아, 벨로루시,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아이슬란드, 싱가포르 등 8개국 중앙은행과 8035억 위안 규모의 통화스왑을 체결중이다. 이는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무역결제에 이어 위안화 자산운용처를 확대하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2009년 7월 위안화 무역결제 시범 도입 후 규모는 증가해왔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국제화의 걸림돌이 돼 왔다. 향후 위안화 채권수익률인 2~3%까지 운용수익이 상승할 경우 위안화 금융상품 개발의 운용여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금융부문은 한중간 경제의존도가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위안화 무역결제 및 채권시장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돼 대비가 필요하다. 은행들은 국내 거래기업의 무역결제 수요를 파악하고 위안화 무역결제 의뢰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또한 무역결제과정의 위안화 조달 및 예금 운용계획을 수립하고 수익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위안화 채권시장 확대개방에 대비해 위안화 자산 운용 계획을 수립하고 기업의 위안화 채권 발행 주간사 업무 및 위안화 표시 금융채 발행을 통한 위안화 자금 조달 등 새로운 업무영역 확대 전략마련이 요구된다.
중국과의 무역거래가 빈번한 기업은 환위험 회피 및 환전수수료 절감 등 장점을 감안해 위안화 무역결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 양적확대 정책에 따라서 달러화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헷징 등 파생금융상품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므로 대응책이 될 수 있다.
<오대원 산은경제연구소 국제경제팀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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