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값 사상 최고치 경신…투기수단 악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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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0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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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제조업 전분야에 걸쳐 사용되는 구리가 금처럼 투기수단이 될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구리 원자재시장에서 실물기반 상장지수펀드(ETF)상품 거래가 공식적인 허가를 받으면서 금과 같이 구리도 실질 산업수요와 무관하게 투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ETF상품 출시에 앞서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JP모건은 런던금속거래소(LME)가 보유한 구리 재고의 50%를 '싹쓸이'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리값 사상 최고치…ETF상품 거래 스타트
7일(현지시간) LME에서 구리 3개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0.9% 상승한 8860 달러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t당 9044 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어 개장한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도 구리 3개월물은 장중 2.5% 상승한 파운드당 4.11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2008년 5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실물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구리ETF상품이 새롭게 도입되면서 구리값이 폭등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런던에 위치한 ETF시큐러티즈는 오는 10일부터 구리,니켈, 주석으로 구성된 3개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그래함 터크웰 ETF시큐리티즈 회장은 "새 상품들은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목적을 달성할 것"이라며 "시장접근성을 높여 사회이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구리ETF상품으로 인해 원자재 재고 바닥나면서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이후 구리가격은 25%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구리값이 t당 1만~1만2000 달러를 호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구리제품제조업체인 KME그룹의 마르코 칼라미아 금속부문 사장은 "실물기반의 구리ETF상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경우 투기로 인한 가격폭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리사재기 배후에 JP모건
최근 구리값 폭등은 투자은행의 사재기도 한몫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은 최근 10억 달러 상당의 구리를 매입해 LME 구리 재고의 절반 이상을 사들였다.
 
지난주 LME는 한 거래자가 전체 구리재고의 50~8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거래자는 JP모건 소속으로 현재 JP모건의 구리보유량은 17만5000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거래자의 원자재 사재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주 LME의 발표에 따르면 일부 거래자들이 알루미늄이나 니켈과 같은 원자재를 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LME의 구리재고량이 최근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JP모건의 이번 구리사재기는 세계적인 금속거래소인 LME의 위상을 위협할 만큼 파급력이 컸다고 WSJ은 전했다. LME의 구리보유량은 지난 2월 55만5000t에서 최근 35만t으로 크게 줄었다.
 
JP모건이 내년 출시할 구리 ETF상품 수요를 대비해 구리사재기에 나선 것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게다가 전 세계 구리수요도 공급을 앞질러 구리값 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전문 헤지펀드인 캐시미르캐피탈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적인 구리 수요량은 공급량을 49만7500t 가량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저스틴 레논 미츠시부싼코머디티즈 기초금속 애널리스트는 "여분의 구리가 전혀 없다"며 "거래자 한명이 재고량의 절반 이상을 매점매석할 수 있다는 사실은 구리시장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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