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잔치는 시작됐다…삼성, 이민혁 상무 등 30대 승진 '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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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0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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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 잔치가 시작됐다. 삼성그룹은 8일 단행한 2011년도 정기임원인사에서 오너일가를 제외한 최연소 상무 승진자인 이민혁 삼성전자 수석(사진, 38세)을 포함해 양준호 삼성전자 수석 (39세), 문성우 삼성전자 부장(39세)까지 3명을 임원으로 발탁했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서현 전무(39세)를 더하면 4명의 30대 임원 승진자를 냈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21세기 창조의 시대를 선도해 나갈 역량을 갖춘 참신한 인물은 연령과 직급 년차에 상관없이 과감히 발탁했다”면서 “경영진의 면모를 일신함과 함께 그룹의 미래경영을 이끌어 갈 차세대 리더로 적극 육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혁 최연소 상무 승진자는 갤럭시S를 비롯한 스마트폰 디자인 부문의 탁월한 성과를 높이 인정받아 4년 발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양준호 상무는 삼성 TV제품의 디자인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지난 2006년 보르도 TV를 시작으로 2010년 3D LED TV까지 혁신적 디자인을 주도하며 경영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문성우 상무는 KAIST 산업공학 박사로 SCM 및 유통관련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전사 물류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혁신해 선진 물류체계 구축에 기여했다.
 
 잉게보르크 바흐만은 그의 처녀 산문집 ‘삼십세’에서 “삼십세는 청년기가 끝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썼다. 이에 따르면 삼십세는 ‘천 한 개의 가능성 중에서 천의 가능성’은 이미 사라지고 시기를 놓쳤다. 역설적으로 한 개의 뚜렷한 가능성이 삼십세 이후에 보인다는 의미다.
 
 기업법인 역사 만 59년을 앞둔 삼성이 30대 임원을 파격 발탁한 것은, 이번 인사로 가고자 하는 ‘초일류 삼성’의 한 길이 뚜렷해졌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삼성 한 임원은 “특히 내년, 삼성은 가장 빠른 추격자가 아니라 첫 번째 개척자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은 삼성이 짧게는 10년, 길게는 100년의 길을 닦는 초석을 완성해야 하는 해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21세기의 10년은 과거의 10년과는 다르다”며 속도를 강조한 바 있다.
 
 속도경쟁에서 진정한 우위는 처음부터 빠르기만 해서는 안 되고, 끝까지 빨라야 한다. 그래서 젊음과 더불어 균형잡힌 속도를 낼 수 있는 이들이 중요해진다.
 
 30대 임원승진이라지만 이번 삼성 인사에서 발탁된 이들은 30대 후반이다. 서른 살이 돼 자립은 이미 했고,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시기에 들어서는 이들이다. ‘이립(而立)에서 불혹(不惑)으로의 이동’, 재계 안팎에서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독립경영체제를 경험한 후 오너체제로 이행한 현 시기에 분명한 상징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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