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시간)에 찾은 싱가포르 파시르 판장(Pasir Panjang) 터미널의 프리존 게이트에는 컨테이너 박스를 실은 차량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이 항만의 원활한 물류를 위해 건설된 웨스트 코스트 하이웨이(West Coast Highway)에 들어서자 시내와 비교해 컨테이너 차량들이 눈에 띠게 늘어났다. 이 고속도로는 항만과 바로 연결돼 이동 거리를 단축 시켰다.
컨테이너 차량들의 항만 통과 절차도 디지털화 해 통과 시간을 단축했다.
PSA 관계자는 “컨테이너 차량이 프리존을 통과할 때 미리 입력해 놓은 정보에 따라 컨테이너 내부 상품을 파악해 가야할 하역장을 자동적으로 알려준다”며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25초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항만 이용자와 항구 운영당국 간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포트넷(PORTNET)이라는 물류정보 시스템도 환적 시간을 짧게 만들었다.
모든 시스템이 원활한 환적 환경 제공을 위해 최적화된 것이다.
해안 쪽을 따라 가니 바다 위에는 환적을 기다리거나 출항을 준비하는 선박들이 곳곳에 떠 있다.
최악의 불황을 겪었던 지난해 계선(해운의 경기가 악화될 때 운항을 중지하고 항구에 정박하는 것)돼 있는 선박들로 바다가 가득 찼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김혁기 STX팬오션 상무는 "지난해, 올해초까지만 하더라도 인근 바다가 정박된 배로 가득찼었지만 지금 정박해 있는 배들은 목적(환적)을 위해 온 배들"이라고 설명했다.
국적 선사의 한 관계자도 "이 곳에서 환적을 하려면 평균 12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했는데 지난해에는 대기하는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크다. 컨테이너 물동량도 늘어나 최고 호황이던 2008년 수준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직 드문드문 비어있는 곳이 보이지만 야적장에는 다양한 색깔의 컨테이너 박스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국적 선사인 한진해운·현대상선·고려해운·흥아해운 등의 박스들도 섞여 있다.
이날 파시르 판장에 하역 작업을 위해 정박돼 있는 선박은 10여척 이상.
8000TEU급 초대형 선인 MSC SOLA호를 비롯한 다양한 컨테이너선들이 짐을 싣고 있었다. 이 항만의 일일 처리 물량은 약 7만TEU다.
전 세계 200여 선사가 이곳을 이용하고 있으며 유럽으로 매일 4개 항로가 출발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8600TEU급 컨테이너선인 8600TEU급 현대머큐리호도 이날 환적을 끝내고 유럽으로 출발했다"며 "현대의 경우 이스트항에서 주1항차 서비스 7개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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