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현탁의 유통인사이드]롯데마트 '통큰치킨' 판매중단이 주는 교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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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1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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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경제 진현탁 기자)유통가가 난리다. 파격가가 그 진원지다.
 
 요즘 인터넷에서 이마트, 롯데마트 검색어를 치면 ‘이마트 피자’, ‘롯데마트 치킨’이 유사 검색어로 떠오를 정도로 가격문제가 회자되고 있다.
 
 이마트가 코스코피자를 벤치마킹해 ‘이마트 피자’를 내놓자 이번엔 롯데마트가 기존 치킨 가격의 3분의 1 수준인 ‘통큰치킨’으로 맞불작전을 놨다.
 
 이마트가 피자 판매에 들어가면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갓 구어 낸 피자 사진을 활용해 ‘트위터 홍보’를 하자 문용식 나우콤 대표 등은 ‘동네 피자 가계는 문 닫게 생겼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며칠 동안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롯데마트의 치킨 판매에 대해선 나 대표는 “치킨이나 피자는 동네상권의 마지막 보루 아닌가요. 99마지기 논을 가진 지주가 100마지기 채우려고 이웃의 1마지기 땅을 강탕하는 꼴이네요. 가난한 자는 죽으라는 얘기! 씁쓸합니다”라고 썼다.
 
 이런 논란이 가중되자 롯데마트는 급기야 16일부터 ‘통큰치킨’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파문 진화에 나섰다.
 
 ‘상생’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판매 중단을 이끌어냈다는 게 업계 일각의 중론이다.
 
 여기에 정부 한 인사의 유통기업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판매하는 이른바 ‘로스리더(loss leader)’ 제품에 대한 강력한 비판도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논란의 원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마트 피자도 과연 이런 결정에 동참할지도 관심거리다.
 
 이마트 측은 이와 관련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일각에선 이마트가 방법상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같은 수순을 밟지 않겠냐는 데 무게 중심을 두는 눈치다.
 
 물론 소비자들은 이들 제품을 파격가에 구입할 수 있기에 반기는 것은 당연하다.
 
 시장경쟁체제에서 우수품질 제품을 좀 더 싸게 제공하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문제는 그 가격 수준이다.
 
 대형마트의 최저가 정책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잘못된 일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형마트의 우선적인 저가정책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해당 대형마트 점포에서 판매하는 가격이 주변 중소 영세상인들이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생계의 위험을 받는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로스리더 등과 같은 역마진 가격정책은 시장 자체 질서를 파괴하는 일종의 상행위 위반임은 물론이다.
 
 가격에도 정도가 있기 마련이다. 이번 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 해당 대형마트가 적정한 가격할인정책을 채택했다면 프랜차이즈협회를 위시한 치킨 자영업자들로부터 반발을 사지 않았을 것이다.
 
 대형마트의 합리적인 가격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것이 정례화되지 않는다면 대형마트의 제품 가격 하나하나에 딴지걸기는 줄을 이을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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