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6~17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항구적 금융구제기금과 유럽통합 재무기구 출범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4400억 유로 규모로 조성된 유로금융안정기금(EFSF)의 다양한 활용방안이 검토중이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EFSF를 이용해 재정위기국의 국채를 매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같은 방안은 위기국이 전적으로 구제에만 의존치 않고 더욱 용이하게 재정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FT는 또 현재 유럽중앙은행(ECB)만이 논란 속에 재정위기국 국채를 매입해 이들 국가의 차입 부담을 덜어주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FT는 수년이 소요될 구제 패키지를 적용하는 대신 차입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재정 위기국에 EFSF를 통해 단기 신용을 공여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유로 재정 위기국들이 ECB의 국채 매입으로 당장의 불은 껐는지 모르지만 채무 상·차환이 곧 몰리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내년 유로존에 만기 도래하는 채권은 무려 5600억 유로에 달한다고 유니크레디트는 전했다. 특히 포르투갈이 심각해 내년 중순까지 200억유로를 차환 또는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FT은 유로 안정 기금을 손질하는 문제가 이번주 이틀 일정으로 소집되는 EU 정상회담에 다뤄진다면서 그러나 유로권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내년까지 상황을 지켜보자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는 유로 안정 기금을 시효가 끝나는 2013년 이후 상시 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해 유로 조약을 '소폭 손질'하는데 논의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독일은 유로 안정 기금 확충과 범유로 채권 발행 구상에 모두 반대해왔다.
그러나 EFSF가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4400억유로가 충분치 못하다는 견해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유로 기금을 손질하는 문제와 관련해 향후 손실을 민간 투자자가 공유하는 문제를 둘러싼 기싸움도 여전히 치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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