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M&A 시장에서 포스코와 롯데가 약진했다. 포스코는 올 4월까지만 해도 계열사 수가 48개(이하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59개사로 늘었다. 롯데도 같은 기간 계열사가 60개에서 72개로 증가했다.
자산규모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4월 기준 롯데와 포스코의 자산규모는 각각 67조2650억원, 52조8770억원이었다.
여기에 롯데는 지난 7월 말레이시아 석유화학사 타이완을 인수했고, 내년에도 적극적으로 M&A기회를 노리고 있다. 또 내년에는 호남석화와 KP케미칼을 합병할 예정이어서 자산가치가 7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포스코 역시, 올해 M&A 최대어 중 하나인 대우인터내셔널의 인수에 성공함으로써 내년에는 자산가치 60조원의 벽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서열 5, 6위인 이들 그룹의 몸집이 커짐에 따라 내년에는 재계 4강의 구도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예단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현 4개 체제가 유질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내년 삼성은 전자의 움직임과 그룹 내 사업간 조정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 관계자는 “시스템LSI를 키우고 있는 삼성전자가 내년 펩리스 업체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펩리스 업체의 인수를 통해 시스템LSI 부문의 사업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파운드리 사업에도 분기점을 마련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 그룹내 전자 계열사 간의 지분변동을 연두에 둔 에버랜드 등 계열사 상장도 세간의 주목거리다.
SK와 LG도 내년 공격적인 M&A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올해 인수합병을 통해 계열사를 9개나 늘린 SK는 내년에도 새로운 에너지 자원확보, 스마트 환경 구축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공식적인 발표만 해도 SK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17조5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LG는 LG생활건강이 지난달 29일 해태음료 주식 100%를 인수하는 등 올해 스몰딜에서 상당한 성과를 냈다. 내년에는 소위 ‘빅딜’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 서브원 등 알짜 계열사의 상장 가능성도 자산가치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LG 관계자는 “재원은 충분하다”면서 “사업 시너지효과를 기준으로 (M&A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인수전을 놓고 고전에 처해 있는 현대차 역시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인수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이처럼 재계 4강 그룹들이 내년에도 공격경영 기조를 내세움에 따라 롯데와 포스코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그룹 서열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내년도 M&A 시장에 매물로 예상되는 기업들의 규모가 커서, 이의 진행에 따라 재계서열 변동 가능성은 남아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 쌍용건설 등 올해 밀린 대형 M&A 건이 내년에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면서 “주요 그룹들이 내년 공격경영을 통한 시장지배력 확대를 화두로 하고 있어, 지각변동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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