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투자•수출 3박자의 조화로운 경제 성장, 특히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소비 확대.' 이것이 중국이 내년부터 향후 5년간 중점 추진할 12.5 경제계획의 요지다.
중국 대내외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이 매우 시의적절하고 정확한 진단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정확한 진단을 중국 경제의 연착륙으로 이어가기까지 중국 정부는 짧지 않은 험로를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지만, 그 속을 살펴보면 도려내야 할 ‘환부’가 예상외로 깊기 때문이다.
중국의 유력 주간지 난팡주말(南方週末)는 최근 논평을 통해 중국이 직면한 3대 난제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 수출의 지속적 확대 어려움 ▲ 실적주의에 의한 투자과열 ▲ 취약한 개인소비능력 등이 그것이다.
중국이 소비진작과 수입확대를 통해 수출의존도를 낮춘다고는 하지만 중국 GDP 성장률에 있어 수출의 비중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수출 증가율이 10% 낮아질 때 중국의 GDP 성장률이 2~2.5%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의 최대 무역 순차국인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침체를 벗어나고 있지 못해 중국이 수출을 줄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장기적인 수출 확대는 힘들 전망이다. 때문에 중국은 빠른 시일 내에 경제성장 방식을 전환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문제는 중앙의 의지와는 달리 지방에서는 구태의연한 성장 방식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 정부의 관리들과 국유기업은 이른바 ‘보여주기 위한’ 개발에 집착하고 있다. 중국 GDP 에서 수출 이외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고정자산 투자, 특히 기초건설 투자가 그 핵심이다.
그러나 현재 중국 전역에서 불고 있는 수요에 대비한 건설이라기 보다는 ‘실적쌓기’에 급급한 경우가 적지 않다. 텅텅빈 신도시와 건물, 이용객 없는 중소형 공항, 차 없는 고속도로 등은 국고와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낭비덩어리’나 다름없다.
또한 정부의 소비 늘리기 의지와는 별개로 중국의 개인소비 비율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일부 부유계층과 중산층의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고는 있지만, 전국 평균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것. 관련자료에 따르면, 1978년부터 2009년까지 가정소비지출이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9%에서 37%까지 떨어졌다.
지난 2003년~2004년에는 GDP에서 고정자산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주민소비 총액을 앞질렀다.
2008~2009년 기준, 중국의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37%. 일본(56%), 한국(55%), 말레이시아(50%), 인도네시아(61%) 및 인도(59%) 등 주변국가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저탄소, 친환경 의무 역시 중국 정부의 숨통을 조이는 새로운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중국이 정부당국의 강력한 의지와 적극적인 민의 수렴으로‘썩은 살’을 도려내 12.5계획을 성공시키고 제2의 번영을 이룩할 지 여부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주경제 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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